'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도 망가뜨린 코미디쇼는?

입력 2016-09-23 09:56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이 젊은 표심을 공략하려고 인터넷 코미디쇼에서 제대로 망가진 모습을 보였다.

22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클린턴은 코미디언 잭 갈리피아나키스가 진행하는 인터넷 방송 '비트윈 투 펀스'(Between Two Ferns)에 출연했다.

갈리피아나키스는 평소 방송에서 출연자들을 당황케 하는 독설과 풍자, 냉소가 섞인 질문을 하기로 유명하다.

약 5분 30초간 이어진 방송의 첫 시작부터 클린턴의 약점인 건강문제가 풍자 소재로 이용됐다.

클린턴을 소개하는 이름 밑에는 '폐렴에 걸렸었음'(Had Pneumonia)이란 자막이 붙었다. 최근 폐렴에 걸린 클린턴이 주치의의 휴식 권고를 무시하고 유세에 나섰다 휘청거려 건강 이상 논란에 휩싸인 일을 염두에 둔 장치였다.

본격적인 문답이 시작되자 풍자와 농담 섞인 갈리피아나키스의 질문들이 쏟아졌다.

갈리피아나키스는 미국 역사상 "첫 번째 소녀(girl)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신나는가"라는 질문으로 포문을 열었다. 국무장관 시절 타자를 얼마나 빨리 쳤는지와 관련한 물음도 나왔다.

방송 후반은 클린턴의 경쟁자인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를 향한 공격으로 채워졌다. 갈리피아나키스는 트럼프가 대통령 자리에 오르면 캐나다에 이민을 갈 것인지, 내전을 이끌 것인지를 물었다. 트럼프의 이민자 및 소수인종 강경책을 겨냥한 질문이었다.

클린턴은 유일했던 정책 질문에 답하는 도중 트럼프의 광고가 흘러나오자 "내 인터뷰 중간에 왜 경쟁자의 광고를 트느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방송 마지막은 클린턴의 최대 약점이 '이메일 스캔들'이 장식했다.

갈리피아나키스는 클린턴이 국무장관 시절 사설 이메일로 공무를 본 사건을 염두에 두고 "당신에게 연락할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이냐, 이메일이냐"고 물었다. 클린턴은 이에 갈리피아나키스를 노려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클린턴은 재기 넘치는 질문들에 웃을 법도 했지만 방송 콘셉트에 따라 내내 무표정하고 진지한 얼굴로 임했다.

방송 연출자인 스콧 오커만은 "처음 몇몇 농담들에 클린턴이 너무 크게 웃어 다시 찍어야만 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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