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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의 서울 다동 사옥 매각이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대우조선 측이 기존 배타적 매각 협상 대상자였던 코람코자산신탁을 배제하고 캡스톤자산운용에 사옥을 매각키로 했기 때문이다.
2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캡스톤자산운용과 이르면 27일께 다동 사옥 매각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맺을 예정이다. 대우조선 측은 10월말 까지 대금을 받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코람코자산신탁에는 ‘자금 조달이 어려울 것 같아 기존 양해각서(MOU)를 파기한다’는 내용을 담은 ‘협상종료’ 공문을 지난 21일 전달했다. 캡스톤 자산운용은 이미 외국계 기관투자가를 확보한 상태로 매입 의사를 대우조선 측에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이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코람코자산신탁 관계자는 “자금 조달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각 투자자별 최종 심의 일자가 확정된 상황으로 자금조달이 마무리 단계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우조선 실무측과 이 같은 내용을 긴밀히 상의하고 있는 와중이었음에도, 갑자기 대우조선이 협상 종료를 선언한 배경을 알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현재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기존 8월 23일까지였던 배타적 협상기한이다. 코람코자산운용 측은 실무자들 간에 10월 23일까지로 협상 기한을 연장해주겠다는 공문을 교환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대우조선해양 측은 협상 기한과 관련해선 지난 21일 협상 종료 공문으로 갈음했다는 입장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배타적 협상권이 살아있는 와중에 다른 운용사와 이면 협상을 한 것이라면 있었던 문제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청계천 인근에 있는 이 건물을 900억원에 LG화재로부터 매입해 서울 사옥으로 이용해왔다. 지하 5층, 지상 17층 규모로 연면적은 2만4854㎡ 규모다. 자금난에 빠진 대우조선은 지난해 자구계획의 일환으로 사옥을 매각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미래에셋자산운용, 키움자산운용에 코람코자산신탁과 협상을 벌여왔다. 앞선 협상에선 운용사들이 투자자를 모으지 못하면서 최종 매입에 실패한 바 있다.
일각에선 대우조선 측이 기존에 있는 세일앤 리스백(매각 후 재임차) 조건과 재투자 조항에 부담을 느껴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캡스톤 측이 제시한 가격은 코람코가 제시한 1750억원 보다는 다소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은 기존 서울 근무 인력을 거제로 옮기는 작업을 최근 서두르고 있어 건물 재임차 필요성이 점차 줄고 있다. 캡스톤 측이 대우조선해양 측의 재투자 및 재임대가 조건이 없는 ‘통매입’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코람코 측의 최종 매입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신속히 자구안을 이행하기 위해 매각을 서두르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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