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기 금리조절, 실패확률 높아
엔고의 저주, 추가 원화 강세요인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장고 끝에 ‘묘수’인가 ‘악수’인가. 발권력 동원한 엔저 유도, 미국식 양적완화, 마이너스 금리제 추진에 이어 꺼져가는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를 살리기 위해 일본은행(BOJ)이 최근 내놓은 ‘장단기 금리조절 대책’에 대한 시장의 엇갈린 평가다. 장단기 금리차는 ‘수익률 곡선(yield curve)’을 말한다.
특정국의 수익률 곡선을 설명하는 이론으로는 ‘기대 가설’ ‘유동성 프리미엄 가설’ ‘시장분할 이론’이 있다. 가장 많이 활용되는 유동성 프리미엄 가설에 따르면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위험이 높아 이를 보전해줄 프리미엄을 얻어줘야 수급상 균형을 찾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높은 것이 정상이다.
시장 참여자에게 수익률 곡선은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높을 때는 ‘단저장고’, 그 반대의 경우 ‘단고장저’라는 용어로 익숙해져 있다. 경기와 연관시켜보면 전자가 발생할 때는 ‘회복’, 후자가 발생할 때는 ‘침체’로 받아들여진다. 금융위기 이전까지 이 방법을 통한 경기판단과 예측이 비교적 잘 맞아 종종 경기부양수단으로 활용됐다.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 국가는 수익률 곡선의 평준화 현상이 발생했다. 세계경제 저성장과 맥을 같이한다. 특히 일본처럼 강도 있는 양적완화를 추진한 국가는 장단기 금리 간 역전현상이 일어났다. 시중에 돈을 풀기 위해 장기채를 중심으로 매입하면 채권 가격은 올라가고 반비례 관계에 있는 금리는 떨어지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의 정책수단은 크게 두 가지다. 정책(기준)금리를 변경하는 ‘금리 정책’과 시중 통화량을 조절하는 ‘유동성 정책’이다. 적용 범위에 따라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양적·보편적 정책’과 특정 부문만 겨냥하는 ‘질적·선별적 정책’으로 구분된다. 아베노믹스 이후 BOJ가 지금까지 추진해온 것은 ‘통화량 위주의 양적·보편적 정책’이었다.
일본처럼 장기간 경기침체, 고령화 등으로 미래가 불확실한 여건에서 단고장저의 수익률 곡선을 시장에 맡겨 놓으면 그 정도가 더 심해진다. 이 때문에 인위적으로 시장에 개입해 정상화하겠다는 것이 이번 대책의 핵심이다. 아베노믹스 출범 당시 외환시장에서 심화되던 엔화 강세를 발권력을 동원해 약세로 돌려놓겠다는 것과 같은 이치다.
단고장저의 수익률 곡선을 정상화시키는 데에는 두 가지 방안이 있다. 하나는 단기채를 매입(단기채 가격상승·
엔고의 저주, 추가 원화 강세요인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장고 끝에 ‘묘수’인가 ‘악수’인가. 발권력 동원한 엔저 유도, 미국식 양적완화, 마이너스 금리제 추진에 이어 꺼져가는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를 살리기 위해 일본은행(BOJ)이 최근 내놓은 ‘장단기 금리조절 대책’에 대한 시장의 엇갈린 평가다. 장단기 금리차는 ‘수익률 곡선(yield curve)’을 말한다.
특정국의 수익률 곡선을 설명하는 이론으로는 ‘기대 가설’ ‘유동성 프리미엄 가설’ ‘시장분할 이론’이 있다. 가장 많이 활용되는 유동성 프리미엄 가설에 따르면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위험이 높아 이를 보전해줄 프리미엄을 얻어줘야 수급상 균형을 찾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높은 것이 정상이다.
시장 참여자에게 수익률 곡선은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높을 때는 ‘단저장고’, 그 반대의 경우 ‘단고장저’라는 용어로 익숙해져 있다. 경기와 연관시켜보면 전자가 발생할 때는 ‘회복’, 후자가 발생할 때는 ‘침체’로 받아들여진다. 금융위기 이전까지 이 방법을 통한 경기판단과 예측이 비교적 잘 맞아 종종 경기부양수단으로 활용됐다.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 국가는 수익률 곡선의 평준화 현상이 발생했다. 세계경제 저성장과 맥을 같이한다. 특히 일본처럼 강도 있는 양적완화를 추진한 국가는 장단기 금리 간 역전현상이 일어났다. 시중에 돈을 풀기 위해 장기채를 중심으로 매입하면 채권 가격은 올라가고 반비례 관계에 있는 금리는 떨어지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의 정책수단은 크게 두 가지다. 정책(기준)금리를 변경하는 ‘금리 정책’과 시중 통화량을 조절하는 ‘유동성 정책’이다. 적용 범위에 따라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양적·보편적 정책’과 특정 부문만 겨냥하는 ‘질적·선별적 정책’으로 구분된다. 아베노믹스 이후 BOJ가 지금까지 추진해온 것은 ‘통화량 위주의 양적·보편적 정책’이었다.
일본처럼 장기간 경기침체, 고령화 등으로 미래가 불확실한 여건에서 단고장저의 수익률 곡선을 시장에 맡겨 놓으면 그 정도가 더 심해진다. 이 때문에 인위적으로 시장에 개입해 정상화하겠다는 것이 이번 대책의 핵심이다. 아베노믹스 출범 당시 외환시장에서 심화되던 엔화 강세를 발권력을 동원해 약세로 돌려놓겠다는 것과 같은 이치다.
단고장저의 수익률 곡선을 정상화시키는 데에는 두 가지 방안이 있다. 하나는 단기채를 매입(단기채 가격상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