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물 500억 모집에 200억 초과했으나 5년물 800억어치 미매각
미국 금리 인상 기대감에 장기물 수요 감소 상황 고려 안 해
"5년물 금리 밴드 안 올리고 3년물과 동일하게 책정..시장과 소통 부족"
이 기사는 09월25일(16:2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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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화석유가스(LPG) 유통업체 E1이 1년여만에 회사채 공모 발행에서 흥행에 또 실패했다. 지난해 7월에 이어 2년 연속 수요예측에 실패한 E1은 변화하는 금리 환경 속에서 시장과 소통 노력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E1은 지난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서 1500억원어치 모집에 매수주문이 900억원만 들어왔다고 25일 공시했다. 만기별로 3년 만기 500억원어치 모집에 7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으나 5년 만기 1000억원 모집엔 매수 주문이 200억원에 불과했다. 5년물이 800억원어치 미매각이 발생한 것이다.
E1은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3년물은 당초 계획보다 200억원을 증액한 700억원어치, 5년물은 계획대로 1000억원어치를 발행해 총 17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미매각 물량 800억원어치를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인수단 이베스트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HMC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이 나눠서 인수할 예정이다.
E1은 이번 회사채 발행을 통해 내년 6월 만기 도래할 회사채 2000억원을 갚는데 사용할 예정이었다.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하면 발행규모를 총 2000억원으로 증액할 예정이었으나 기관투자가들이 5년물을 외면하면서 1700억원어치 발행에 만족해야 했다. 미매각 물량을 떠안게 된 주관사와 인수단 증권사들은 부담을 안게 됐다.
금리는 에프앤자산평가 등 민간채권평가사들이 시가평가한 금리에 0.10%를 가산해 결정될 예정이며 3년물은 연 1.664%, 5년물은 연 1.818%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채 발행 예정일은 오는 30일이다.
E1의 신용등급은 AA-로 시장에서는 인기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E1은 2년 연속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실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지난해 7월 총 2000억원어치를 발행하려 했으나 수요예측에서 1400억원어치만 들어와 총 1500억원으로 발행 규모를 줄인 적 있다. 1년 2개월 만에 공모 방식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섰으나 기존의 실패를 반복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E1의 회사채 수요예측 실패는 예고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미국 중앙은행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한 차례 올릴 것으로 예상돼 기관투자가들이 장기 채권 투자를 꺼리는 상황”이라며 “기관투자가들이 5년물의 금리를 3년물보다 높게 책정할 수 있도록 했어야 했 쨉?E1은 안일하게 접근했다”고 지적했다.
E1은 5년물의 희망금리 밴드를 3년물과 같은 -0.10~+0.10%포인트로 책정했다. 같은 신용등급(AA-)인 SK브로드밴드가 E1과 똑같은 만기와 물량의 회사채를 발행하며 5년물의 희망금리 밴드 상단을 0.15%포인트로 높인 것과 대조적이다. 한 기관투자가 관계자는 “만기에 따라 다른 전략을 구사해야 하나 E1은 시장과 소통 노력이 부족했다”며 “시장 수요 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관행적으로 낮은 수준에서 금리를 책정하려 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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