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선 대한민국…이대로 주저앉나

입력 2016-09-26 17:55  

국회도
이정현, 헌정사상 첫 여당 대표 단식

산업현장도
현대차 이어 철도·지하철 노조 파업



[ 장창민 기자 ] 대한민국이 멈춰 섰다. ‘거야(巨野)’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안 강행 처리로 26일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는 파행을 거듭했다. 국내 핵심 제조기업인 현대자동차 공장은 노동조합의 전면 파업으로 이날 올스톱됐다. 국민의 발인 철도와 지하철도 파업으로 멈춰 설 판이다.

‘불황형 흑자’로 근근이 버텨온 기업들은 신규 채용마저 줄이며 납작 엎드리기 시작했다. 한국호(號)가 선진국행(行) 항로를 벗어나 이대로 가라앉는 것 아니냐는 장탄식이 나온다.

여야는 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놓고 ‘네 탓’ 공방만 벌였다. 이날 시작된 국정감사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반쪽 국감’이 됐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투쟁을 선언해 갈등 조정과 타협의 정치는 실종됐다.

여의도만 멈춘 게 아니다. 현대차 노조의 파업으로 이날 울산·전주·아산 공장의 생산이 중단됐다. 전국철도노조와 서울메트로노조, 부산지하철노조 등 철도·지하철 노조도 27일 연대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노조 파업으로 철도와 지하철 운행이 함께 차질을 빚는 사태는 22년 만이다.

경기는 지지부진하다. ‘한계 기업은 늘고 정상 기업 가동률은 뚝뚝 떨어지고 있다’는 비상벨이 곳곳에서 울린다. 12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는 한국 경제의 뇌관이 됐다.

경제위기 극복에 나서야 할 기업들은 숨을 죽이고 있다. 투자와 신규 채용마저 줄이는 분위기다. 경영환경이 더 불투명해질 것으로 판단해서다. 20대 국회 들어 각종 규제법안이 쏟아지고 ‘기업 때리기’가 더 매서워진 탓도 있다.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국가미래연구원장)는 “선진국을 따라 잡기 위해 고속철을 타고 달려야 할 때에 우리는 철로를 막고 서서 집안싸움만 하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은커녕 후진국으로 전락할 판”이라고 지적했다. 한 대기업 회장은 “이 나라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고 탄식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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