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8월초 30달러선까지 떨어졌던 유가는 8월말에는 48달러선까지 급등했고 이달 들어서는 다시 40달러 초반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두 달 넘게 큰 폭의 상승과 하락이 이어지며 흐름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알제리에서 열리고 있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 이후 유가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지기는 어렵지만 연말 회의에 대한 기대치는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2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분 서부텍사스산원유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45달러(3.26%) 상승한 45.93달러로 마감했다. 지난 주말 알제리 회담을 앞두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가진 사전 회동이 별다른 진전 없이 끝나면서 유가가 3.97% 급락한 것을 대부분 만회했다.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3.18% 급등하며 기대를 반영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번 회동에서 OPEC의 원유 생산량을 지난 1월 수준으로 줄이자는 제안을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가가 급등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누레딘 부타르파 알제리 석유장관이 이번 회담을 공식 회의로 전환할 수도 있다고 언급, 산유량 동결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산유량 동결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OPEC 내 원유 생산량 규모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OPEC 내에서는 입장 차이가 여전히 크다"며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의 의견 차이가 커 생산 동결 합의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오는 11월 열리는 OPEC 정례회의 기대감이 유가 하락 폭을 제한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손재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이번 회동에서 의미있는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더라도 이후의 특별 회동이나 11월 OPEC 정례회의까지 추가적인 정책 공조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며 "회동 결과가 부정적이더라도 유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부 상황도 앞으로의 유가 안정화에 긍정적이다. 미 중앙은행(Fed)이 금리 동결을 결정하면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원유 재고 역시 3주째 감소세다. 여기에 중국 경기도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수급 요인이 안정세를 찾았다는 분석이다.
유가가 안정되면 국내 기업들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유가 안정화 이후 국내 기업들의 수출입 지표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노 흥국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원유 생산을 늘렸음에도 재고가 감소했고 원유 초과수요 역시 급감하면서 원유가격이 안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유가 안정이 진행될 경우 연말, 연초에 의미 있는 수출입 증가율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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