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병훈 기자 ] “올해로 한글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지 20년이 됩니다. 한글을 산업적으로 활용하면 세계시장에서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한글의 이런 잠재력을 해외에 집중적으로 알리겠습니다.”
김철민 국립한글박물관장(54·사진)이 한글 해외 홍보에 팔을 걷고 나섰다. 한글박물관은 다음달 7일부터 3주 동안 일본 도쿄의 한국문화원에서 ‘훈민정음과 한글 디자인’을 주제로 전시회를 연다. 2014년 한글박물관 설립 이후 첫 해외 전시다.
오는 11월25일에는 서울 용산동 한글박물관에서 한·중·일 전문가가 모이는 ‘국립문자박물관 포럼’도 연다. 김 관장이 앞장서 각국 전문가를 모아 포럼을 조직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미국에서 한글 문화의 다양한 발전 모습을 주제로 하는 교류전을 연다. 미국은 인종과 국적이 다양한 사람이 모여 있는 만큼 홍보 효과가 클 것으로 한글박물관은 기대하고 있다.
김 관장은 “해외 전시와 포럼은 모두 한글의 현대적 활용 방안에 초점을 맞췄다”며 “다음달 일본 전시회에서 한글을 활용한 회화(繪), 액세서리, 조형물 등 한글 디자인 작품 23점을 전시한다”고 설명했다. 한글은 조형미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디자인 면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높다는 게 김 관장의 설명이다. 그는 “한글은 중국의 갑골문자처럼 수천년 역사가 있는 건 아니지만 조합이 합리적·과학적이고 배우기 쉬워 현대적 활용 가치가 더 높다”고 강조했다.
국립문자박물관 포럼에서 ‘한중일 문자의 조형성 및 산업화 전망’을 주제로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 관장은 “한글이 한자 문화와 어떻게 병행 발전했는지 살펴봄으로써 자연스레 한글의 장점이 두드러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김경균 한국예술종합학교 디자인과 교수와 정보기술(IT)·유통업체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대표가 각각 ‘한중일 의성어, 의태어의 타이포그래피적 표현’과 ‘현대 한글 디자인의 미래 가치’를 주제로 발표한다. ‘경영하는 디자이너’를 자처하는 김 대표는 직접 폰트를 제작하고 한글을 활용한 문구류 상품, 의류 디자인 프로젝트 등을 선보여왔다.
국립한글박물관은 훈민정음을 성리학, 중국어 어음 체계를 연구하는 성운학, 한문학의 관점에서 살펴보는 학술대회도 오는 30일 박물관 강당에서 연다. 김 관장은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정책관, 저작권정책관 등을 거쳐 지난 5월 제2대 한글박물관장에 임명됐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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