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를 대표하는 현대자동차의 노조 파업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자 정부가 긴급조정명령 발동을 시사했다.
이기권 노동부 장관은 28일 서울 여의도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열린 파업동향 및 대응방안 관계장관 회의에서 현대차 파업에 긴급노동권을 발동하는 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긴급조정권은 노조 파업이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거나 국민경제를 해칠 우려가 있을 때 발동하는 조치를 뜻한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해당 노조는 30일간 파업 또는 쟁의행위가 금지되며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을 개시한다. 현대차는 1993년 노조 파업 때 긴급노동권이 한 차례 발동된 적이 있다.
정부가 현대차 파업에 개입할 의사를 표한 것은 현대차 노사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파업이 길어질 경우 우리나라 경제와 국민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지난 7월 중순부터 22차례 노조 파업으로 2조7000억 원(약 12만1000대)의 막대한 손실을 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번 주 현대차 노조는 12년 만에 전면 파업을 벌이는 등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현대차 협력사는 1조 원이 넘는 매출 손실을 보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장관은 "대표적인 상위 10% 고임 駙?해당하는 현대차 노조가 협력업체, 비정규직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지 않고 과도한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이어가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파업을 중단하고 현업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잠정합의안 부결 이후 노조에 제시한 임금인상분이 크지 않아 협상이 길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27일에 이어 이날도 교섭을 이어가기로 했다. 사측은 전날 임금 7만원 인상을 비롯해 주간 연속 2교대 관련 10만 포인트를 지급하겠다고 제시했으나 노조는 거부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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