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곳형'부터 '단호박형'까지…유형별로 살펴본 은행장 스타일

입력 2016-09-28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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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금융부 기자) 각 은행마다 경영 전략과 추구하는 목표가 다르듯이 최고경영자(CEO)마다 보고를 받는 스타일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마음에 안 드는 아이디어나 보고를 봤을 때 대놓고 직설적으로 말하는 은행장이 있는데 비해 에둘러 표현하는 은행장도 있죠.

단순히 보고를 받기 보다 임직원과 대화를 통해 더 좋은 아이디어를 도출해내는 스타일도 있습니다. 주요 국내 은행장들의 스타일을 유형별로 정리해봤습니다.

A은행장은 ‘송곳형’으로 불립니다. 워낙 숫자 등 디테일에 강해 임직원들이 보고 스트레스를 호소할 정도입니다. 대개 CEO들은 큰 틀에서 보고를 점검하고 판단하기 마련인데, A은행장은 각종 프로젝트를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어 작은 허점까지도 잡아내기 일쑤라고 합니다.

‘이 정도는 그냥 넘어가겠지’라는 생각으로 보고를 했다가 질문 공세에 진땀을 뺀 임원이 한 둘이 아니라고 하네요. 부족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보고를 보면 화를 내기 보다는 다각도 질문 세례로 ‘항복’을 받아낸다고 합니다.

B은행장은 ‘권유형’으로 구분됩니다. 직설적인 화법보다 간접적인 화법을 선호해서라네요. ‘이 아이디어도 좋지만, 이런 건 어떨까요’ ‘이런 아이디어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식으로 돌려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한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보고 분위기가 험악하지는 않지만 늘 긴장감이 돈다고 하네요. 간접적인 화법으로 인해 임원들이 CEO의 속내를 바로 파악하기 어려워서입니다.

C은행장은 ‘먼 산 보기형’입니다. 보고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창 밖이나 집무실 내 각종 사물을 수시로 쳐다본다고 합니다. 반대로 보고나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 때는 임원이나 보고서를 뚫어져라 쳐다본다고 합니다. 표정에서도 호불호가 명확하게 드러나 상대적으로 CEO 속내를 간파하기는 쉽다는 장점도 있다고 합니다.

D은행장은 ‘단호박’(단호한 인물이나 상황)형’으로 나뉩니다. 좋고 싫음이 너무 뚜렷하다는 의미입니다. 부족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보고에 대해서는 호통도 서슴지 않는다고 하네요. 이 때문에 보고 분위기가 살벌한 경우가 많지만 지시 방향이 명확한 점은 장점으로 꼽힌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E은행장은 ‘대화형’으로 불립니다. 임원들이 보고를 오면 보고를 받은 뒤 항상 상당 시간 대화를 선호한다고 하네요. 이 과정에서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와 실제 적용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다양한 CEO들의 보고 받는 스타일이 보이게, 보이지 않게 각 은행들의 여러 전략에 녹아있는 듯 합니다.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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