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권익위, 6건 신고 접수
[ 심은지 / 강경민 기자 ] 신연희 서울 강남구청장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의 ‘수사 대상 1호’가 됐다.
경찰청은 김영란법 시행 첫날인 28일 오후 9시까지 112신고 3건, 수사·청문신고 2건 등 총 5건의 김영란법 위반 신고가 접수됐다고 발표했다. 112신고로 들어온 3건은 신고 요건이 맞지 않아 종결했고, 나머지 2건은 해당 경찰서에서 조사하고 있다. 이 중 1건이 신 구청장 사건이다.
대한노인회 강남구지회의 박모씨는 신 구청장을 이날 오후 6시30분께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발했다. 신 구청장이 대한노인회 소속을 포함해 관내 경로당 회장 160명을 초청해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이들에게 교통편과 식사를 제공해 김영란법과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사단법인 대한노인회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보조를 받는 공공유관기관으로 김영란법 적용 대상이라는 게 고발인 주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15일간 조사한 뒤 본격적인 수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신 구청 揚?기자와의 통화에서 “평소 강남구에 앙심을 품고 있던 박씨가 구청이 주관한 경로당 초청 예술 프로그램을 트집 잡아 경찰에 신고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강남구 측은 이 행사가 김영란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도록 식사 가격도 김영란법이 정한 3만원을 넘지 않는 2만2000원 선으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신 구청장은 “박씨는 회장 자격이 없는데도 강남구에 보조금을 달라고 요구했다”며 “강남구가 이를 거부하자 앙심을 품은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노인회는 매년 강남구청에서 2억30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다.
법조계에선 김영란법이 악의적으로 이용될 여지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검찰 출신 대형로펌 변호사는 “경찰 입장에선 신고 내용을 토대로 합당한 조사를 할 수밖에 없다”며 “속단하긴 이르지만 김영란법 시행을 계기로 그동안 벼르고 있던 불만들이 터져 나오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영란법 주무 부처인 국민권익위원회가 모호한 해석을 내리고 있어 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많다. 이날 권익위에는 김영란법 위반 여부와 유권해석 등을 묻는 전화가 오전부터 폭주한 탓에 정부민원안내콜센터(110) 연결이 어려웠다.
심은지/강경민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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