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방사광가속기 시대 개막…세계 3번째 포항에 준공

입력 2016-09-29 10:30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시켜 햇빛의 100경(京)배로 강렬한 엑스레이 레이저 섬광을 낼 수 있는 신형 방사광가속기가 포항에 들어섰다.

이 시설은 파장이 짧고 매우 밝은 빛을 만들어 물질의 미세구조·현상을 펨토초(1000조분의 1초)·나노미터(10억분의 1초) 단위로 분석할 수 있다.

'초고성능 거대 현미경'에 해당하는 이런 대규모 시설을 만든 나라는 미국, 일본에 이어 한국이 세계 3번째이며, 유럽보다 앞섰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와 포스텍(총장 김도연)은 29일 오전 경상북도 포항시에 있는 포스텍 부설 포항가속기연구소에서 '포항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준공식을 열었다.

영문 약칭이 'PAL-XFEL'인 이 실험장치를 건설하는 데에는 2011년 4월부터 2015년 말까지 4년이 넘는 세월이 걸렸으며, 국고 4038억 원, 지방비 260억 원 등 총 사업비 4298억 원이 투입됐다.

시설 운영자들은 올 4월 이 가속기의 시운전을 개시했으며 6월에는 엑스레이 레이저를 발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시설은 올해 12월 국내외 연구자가 참여하는 데모 실험을 거쳐 내년부터 이용자를 받을 예정이다.

바이오기술과 신약개발 등 생명공학, 광합성 현상의 劇??통한 청정에너지 연구, 차세대 반도체 소자 개발, 신소재 개발 등 분야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업 주관기관인 포스텍은 국내 중소·중견기업과의 유기적 협력을 통해 주요 핵심장치를 개발하거나 국산화해 약 500억원의 예산을 절감하고 약 5조4천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세계 가속기 시장 진출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미래창조과학부는 평가했다.

특히 자체 개발한 초정밀 전자빔 위치추적장치(Cavity Beam Position Monitor·Cavity BPM)는 우수한 성능을 인정받아 미국 에너지부와 스탠퍼드대의 SLAC 국립 가속기연구소가 짓고 있는 최신 4세대 방사광가속기 'LCLS-II'에 수출됐다고 미래부는 전했다.

배태민 미래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첨단기술의 집약체인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세계에서 3번째로 우리 기술로 설계하고 제작해 과학한국의 저력을 전세계에 떨치게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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