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파업 사흘째 '물류 비상'…부산~의왕 화물열차 4회 추가
[ 강경민/백승현 기자 ]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시 산하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 노조가 성과연봉제 반대 파업 사흘 만인 29일 파업을 종료했다. 서울시가 핵심 쟁점이던 성과연봉제 도입 여부를 노조 요구대로 노사 합의로 결정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성과연봉제 도입은 노사 합의 사항이 아니라는 그동안 정부 방침과 상반된다. 박근혜 정부가 역점 추진하고 있는 공공기관 개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 등 시 산하 5개 공사 노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열린 집단교섭 회의를 거쳐 오후 2시께 합의에 이르렀다. 노사는 핵심 쟁점인 성과연봉제 도입 여부를 노사 합의로 결정하기로 했다. 저성과자 퇴출제 등 성과와 고용을 연계하는 제도 역시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 지방공기업 자율경영을 확대하고, 중앙정부 및 공공기관과의 처우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두 지하철 노조는 29일 오후 6시부로 파업 종료를 선언했다. 인력과 열차 운행 일정 등을 조정하는 과정을 거쳐야 해 지하철은 30일부터 정상 운행된다.
지하철노조의 파업 종료는 서울시가 노조 요구사항을 대부분 수용한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공공기관 성과연봉제에 대해 노사 ‘합의’가 아니라 ‘협의’ 사항이라는 태도를 고수해 왔다. 노조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는 의미다.
서울시는 “시민 불편을 줄이고 안전사고를 사전에 막기 위해 성과연봉제를 노사 합의로 결정하자는 노조 요구를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합의 내면엔 지하철 등 공공기관에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것이 서울시 고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뿐만 아니라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노조 등 전통 지지층을 확보하고, 정부와 각을 세우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노조는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소속 공공운수노조는 “성과연봉제 도입을 막아낸 값진 승리”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서울시의 결정에 당혹스러워 하면서 실망감을 나타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성과연봉제 도입을 노사합의로 하겠다는 것은 노조의 뜻대로 하겠다는 것”이라며 “진정성이 의심되는 합의”라고 비판했다.
서울지하철을 제외한 코레일과 부산지하철 노조 등은 파업을 이어갔다. 이날 고속철도(KTX)는 정상 운행했으나 화물열차 운행률은 평소의 27.9% 수준에 머물렀다. 정부는 화물운송 차질을 해소하기 위해 29일과 30일 이틀간 의왕컨테이너기지(의왕ICD)~부산신항 간 화물열차를 4회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또 철도 화물을 대체 수송하는 화물차에는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한다.
강경민/백승현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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