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중순 그룹 혁신안 발표…투자·신규사업도 재개
신 회장, 새벽귀가 뒤 출근
"경영 정상화 서둘러야"
[ 정인설/고은빛 기자 ] 신동빈 그룹 회장이 구속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한 롯데는 검찰 수사가 끝나는 다음달 중순께 그룹 혁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 재취득과 롯데월드타워 연내 개장 등 검찰 수사로 지지부진한 대규모 투자와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 회장은 29일 오전 3시55분께 영장 기각이 확정되자 서울 가회동 자택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오후에 서울 소공동 집무실로 출근했다. 신 회장은 이날 정책본부 사장들에게 “더 좋은 기업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실행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가장 불안한 분들은 롯데 직원과 협력업체, 주주, 고객일 것”이라며 “이 분들의 안정을 위해 경영 정상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롯데는 신 회장의 지시를 이행하기 위해 다음달 중순 검찰 수사가 끝난 뒤 사회공헌과 국가 경제 기여 방안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그룹 혁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경영권 안정을 위해 신 회장 중심의 ‘원 롯데’로 뭉칠 수 있도록 한·일 롯데 지주회사인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와 임직원들을 설득할 계획이다.
투자와 신규 사업도 재개한다. 롯데는 매년 7조원가량을 국내외에 투자했지만 지난 6월 검찰 수사가 시작된 뒤 대규모 사업을 모두 중단했다. 롯데케미칼의 2조원대 액시올사 인수는 무산됐고, 롯데면세점과 롯데호텔이 각각 추진한 미국·호주 면세점 및 유럽 호텔 인수는 중단됐다. 3000억원대 인도네시아 쇼핑몰 인수와 베트남 복합단지 건설도 깨질 위기에 처했다. 롯데는 최악의 고비를 넘긴 만큼 사안별로 경제성을 따져 재추진할 사업을 선별할 계획이다.
롯데는 다음달 4일 접수를 마감하는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취득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을 재개장하고 연말에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완공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한국 롯데 계열사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의 상장은 법원 1심 판결 이후에 추진하기로 했다. 상장 규정상 법률 리스크가 해소돼야 기업공개(IPO)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호텔롯데를 상장해 일본 주주들의 지분율을 99%에서 56% 정도로 낮출 계획이다.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코리아세븐 롯데리아 롯데건설 등의 지분을 사들여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게 롯데그룹의 목표다.
정인설/고은빛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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