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소 줄이어 비회원에 할인
비까지 오며 당일취소 겹쳐
프로숍·과일세트 매출 급감
일부 퍼블릭 골프장도 영향
"부킹 채워도 객단가 30%↓"
이관우 레저스포츠산업부 기자 leebro2@hankyung.com
[ 이관우 기자 ]
![](http://img.hankyung.com/photo/201610/2016100222201_AA.12624691.1.jpg)
2일 오후 2시 경기 남양주시의 한 회원제 골프장. 골프 카트에서 내리던 50대 중년 남성 한 명이 옷에 묻은 빗물을 수건으로 탁탁 털어내며 동반자들에게 아쉬운 듯 이렇게 말했다. 이 팀은 빗줄기가 굵어지자 9홀만 돌고 후반 라운드를 포기했다. 우산을 집어넣을 비닐봉투를 나눠주던 클럽하우스 매니저가 혼잣말을 했다. “손님도 줄었는데 날씨도 안 도와주네.”
![](http://img.hankyung.com/photo/201610/2016100222201_01.12625812.1.jpg)
부킹은 어떤 식으로든 채워넣을 수 있다는 게 K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그린피를 2만~4만원 정도 깎아주면 바로 달려오겠다는 팀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객단가(1인당 평균 매출) 하락이라고 했다. 비회원끼리만 오면 룸이 아니라 홀에서 비교적 가격대가 싼 단품요리를 주로 먹고, 과일이나 쌀 같은 선물은 사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이달만 대략 20~30%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 포천시의 한 회원제 골프장 프로숍은 지난 1일이 실제 그랬다. 외국산 고급과일로 만든 선물세트 판매량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이 골프장 프로숍 관계자는 “하루 40~50개씩 나가던 10만원짜리 과일세트가 15개만 나갔다”고 말했다. 법 적용 대상이 아닌 것 같은데도 주변 시선을 의식해 선물 구입 자체를 꺼리는 것 같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김영란법 무풍지대’로 알려진 일부 퍼플릭 골프장에서도 감지됐다. 1일 경기 안성시의 18홀 규모 퍼블릭 골프장은 ‘풀 부킹’으로 북적댔다. 하지만 실속이 없다는 게 이 골프장 지배인의 귀띔이다. 그는 “법 시행일 ?지난달 28일 이후 분위기가 심각하게 돌아간다고 생각한 때문인지, 갑작스럽게 수요일부터 예약 취소가 크게 늘었다”며 “어쩔 수 없이 주부 동호회 등을 상대로 티타임 세일을 했는데 결국 매출이 줄었다”고 말했다. 비회원 그린피가 주말 20만원이 넘는 이 골프장은 주말 객단가가 30만원 이상이어야 정상이다. 하지만 할인가로 찾는 여성골퍼들은 그늘집 이용률이 적고, 샌드위치 등 간단한 도시락을 싸오는 경우도 많아 객단가가 20만원도 안 되는 일이 수두룩하다는 것이다.
이 지배인은 “주말에 3인 라운드가 평소보다 훨씬 많았던 것도 매출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했다. 당일 라운드를 포기한 ‘법 적용 대상자’들이 퍼블릭에도 꽤 있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골프장 주변 식당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날 경기 양주시의 회원제 골프장 인근 한 갈치조림 전문점은 손님으로 넘쳐나야 할 오후 1시임에도 2개 방만 손님이 차 있었다. 식당 사장은 “4인용 대자 조림이 13만원인데 가격을 묻고 시키지는 않는 손님이 늘었다”며 “갈치값이 올라 깎아줄 수는 없다고 하면 7만원짜리 고등어조림을 시키곤 한다”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모바일한경 구독신청] [한 경 스 탁 론 1 6 4 4 - 0 9 4 0]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