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줄이려면 ‘독립세대’ 만들어라

입력 2016-10-05 16:26   수정 2016-10-05 16:27

알짜 세무이야기 (8)

부모와 같이 살아 2주택 됐을 땐
5년내 매각하면 비과세 혜택



세상에서 가장 억울한 일 중 하나가 숫자를 잘못 세어 불이익을 당하는 것이다. 단지 숫자를 잘못 센 것일 뿐인데, 내 몫이 줄어들거나 예산이 쪼그라든다. 세금도 마찬가지다. 잘못 계산한 세금은 가계경제에 큰 손실을 줄 수 있다.

주택 수를 잘못 판단해 거액의 양도소득세를 추가로 내는 경우를 자주 본다. 세금은 원칙적으로 개인 각자 기준으로 계산한다. 한때 재산이나 소득을 부부 합산 또는 가족 합산으로 계산한 적이 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및 종합부동산세에 대한 위헌 결정이 내려진 뒤 모든 세금은 개인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주택과 관련한 세금에는 예외가 있다. 보유하고 있는 주택 수에 따라 세금의 크기가 다르고, 주택을 세는 방식 또한 달라지기 때문이다. 양도소득세, 임대소득에 대한 종합소득세 등은 부부 합산 또는 가족 합산을 기준으로 주택을 센다.

양도소득세를 살펴보자. 주택 1채를 보유하고 있고 고가 주택이 아니라면 양도소득세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 2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원칙적으로 마지막에 매각하는 주택만 비과세가 가능하다. 먼저 매각하는 주택은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주택의 양도소득세 비과세를 판단할 때 주택 수는 어떻게 셀까? 이때 세대를 기준으로 주택 수를 센다. 소득세법에서 말하는 ‘세대’는 주소를 기준으로 판단하지만 주민등록법상의 주소와는 개념이 다르다. 세법에서는 거주자 및 배우자가 동일한 주소에서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이라면 하나의 세대로 구분한다. 부부 또는 어린 자녀가 주민등록을 이전하더라도 세대가 분리되지 않기 때문에 세대구성원이 소유한 주택 수는 줄지 않는다.

주택 수를 줄이는 방법은 독립세대를 구성하는 것이다. 소득세법에서 부부는 법적으로 이혼하지 않았다면 각자의 독립 세대를 만들 수 없는 것으로 해석한다. 세금을 줄일 목적의 위장 이혼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가산세를 포함해 누락된 세금이 추징된다. 부부를 제외한 세대구성원이 독립세대를 갖추기 위해선 셋 중 하나를 만족하면 된다. 자녀가 결혼했거나 만 30세 이상일 경우 독립세대 구성이 가능하다. 미성년자가 아니고 30세 미만의 미혼이라도 일정한 경제력을 갖추면 독립세대 구성이 가능하다.

세대구성원 중 주택을 소유한 사람이 독립세대 요건을 갖췄다면 주민등록을 옮기고 실제 그곳에서 거주하면 된다. 독립세대 구성이 가능한 자녀에게 주택을 증여하면 가구의 주택 수는 줄어든다. 1주택을 만든 뒤 매각하면 양도소득세는 낼 필요가 없다.

반대로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가족이 합가할 땐 조심해야 한다. 각자 1주택을 가지고 있는 형제가 한 주소로 옮겨 거주한다면 세대 기?2주택이 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부모를 모실 목적으로 합가해 2주택이 된 경우에는 5년 이내 매각하는 주택은 1가구 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임대소득에 대한 종합소득세를 계산할 때는 주택 수를 다르게 계산한다. 현행 소득세법에서는 1채의 주택을 임대할 경우 규모에 상관없이 월세 소득에 대해 소득세를 과세하지 않는다(고가 주택은 과세).

3채 이상의 주택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보증금을 월세로 환산해 소득세를 내야 한다. 임대소득에 대한 종합소득세도 주택 수에 따라 세금이 달라진다. 이때 주택의 수는 부부 합산이다. 배우자가 아니라 다른 세대구성원의 이름으로 명의를 변경하면 주택임대소득에 대한 종합소득세는 줄일 수 있다. 자녀에게 증여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이 경우 자녀의 독립세대 요건도 필요 없고, 주소를 옮길 필요도 없다.

원종훈 < 세무사(국민은행 WM컨설팅 세무팀장) >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모바일한경 구독신청] [한 경 스 탁 론 1 6 4 4 - 0 9 4 0]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