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주자들의 ‘책사’ 영입 경쟁이 치열하다. 대선 전략과 정책 공약 마련을 위한 ‘머리’를 빌릴 뿐만 아니라 ‘세확보’라는 목적도 있다.
책사는 거물급과 분야별 전문가, 실무그룹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거물급으로 통하는 한 전직 의원은 6일 “여야 각 대선 후보 측으로부터 도와달라는 부탁을 20여차례 받았다”고 했다. 대선을 여러번 치른 새누리당 의원의 한 고참 보좌관은 “유력 대선 후보 캠프의 영입제안을 받고 고민하고 있다”며 “모시는 의원과 지지 후보가 달라 보좌관을 그만둬야 하는데, 수입이 끊기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대선 경험이 있는 고참 보좌관을 대상으로 영입 경쟁이 뜨겁다”고 전했다.
경제·노동·복지 관련 전공 교수와 정보통신(IT), 과학기술 분야 전문가들이 ‘금값’이다. 경제 성장 정책과 양극화 해소·복지 관련 공약, 4차 산업 비전 제시가 대선 승패를 가르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지방대 교수 등 지방의 유력 인사들도 주 영입 대상이다. 지역공약은 물론 지역 여론을 우호적으로 조성하는 도움이 돼서다.
여론조사 전문가들도 인기다. 여론조사가 당내 경선과 본선의 승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경선 때마다 각 후보 측이 여론조사 문구 하나를 갖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이유 堅竪?하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지원 그룹은 외교 관료 출신과 충청권·친박(친박근혜)계를 중심으로 한 정치권 인사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와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대표적이다. 외교 관료 출신의 노신영·한승수 전 총리는 반 총장의 ‘멘토’로 알려져 있다. 김숙 전 유엔 대사는 서울 광화문에 반 총장 대선 전진기지 역할을 할 사무실을 냈다. 곽영훈 사람과환경그룹 회장도 측근으로 꼽힌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격차해소와 국민통합의 경제교실’이 브레인 역할을 한다. 김학용 의원이 주도하는‘미래혁신포럼’과 조전혁 전 의원의 ‘공정사회 연대’에 전문가 2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김태준 동덕여대 교수, 이영조 경희대 교수의 조언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원희룡 제주지사는 4차산업 관련 전문가들과 꾸준히 토론을 하고 있다. 오 전 시장은 김상조 한성대 교수와 친분이 두텁고 조은희 서초구청장, 서장은 일본 히로시마 총영사,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조정실장 등이 측근 그룹이다. 정우택 의원은 ‘더좋은나라전략연구소’, 원유철 전 원내대표는 ‘더강한 대한민국 연구원’이 중심이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가칭)’ 에 1차로 500여명의 교수가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한완상 전 한성대 총장이 상임고문을,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가 자문위원장으로 각각 참여한다. 소장은 조윤제 서강대 교수가 맡는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자신의 싱크탱크 ‘정책네트워크 내 ?rsquo; 의 이사장인 최상룡 고려대 명예교수, 연구소장인 박원암 홍익대 교수, 장하성 고려대 교수, 정연정 배재대 교수 등이 핵심 브레인으로 꼽힌다. 김부겸 더민주 의원은 지난 4월 총선 때 자신을 도운 ‘새희망포럼’ 멤버들이 조언그룹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싱크탱크 ‘희망새물결’에는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 김태동 성균관대 명예교수, 지은희 전 여성부 장관,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안희정 지사는 박진도 전 충남발전연구원장, 이정우 경북대 명예교수 등으로부터 자문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은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박순성 동국대 교수 등 ‘동아시아미래재단’ 참여인사들이 자문단 역할을 한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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