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해운 운항실적 '정상항로' 재진입

입력 2016-10-06 17:45  

빅데이터 이 종목

법정관리 졸업 3년차…차입금 '덜고' 수익은 '쌓고'
대형 화주와 운송계약 확대…내년 영업익 908억원 예상
턴어라운드주 매력 부각…하반기에만 주가 23% 상승



[ 김진성 기자 ] 국내 6위 해운회사인 대한해운은 2011년까지만 해도 존폐 기로에 있었다. 해운업황 악화로 경영난에 빠지면서 그해 2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때부터 2년간 채무 재조정 등 회생절차를 밟으며 부실을 털어냈고 2013년 10월 SM(삼라마이더스)그룹에 인수됐다. 대형 해운회사가 줄줄이 쓰러지는 해운업 위기 상황 속에서도 선제적 구조조정 효과가 나타나면서 주가는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장기운송계약 성과 기대감에 상승

대한해운은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0.95% 오른 2만1150원을 기록했다. 지난 6월30일 이후 석 달간 23.32% 상승했다. 비록 지금은 경영 성과가 저조하지만 미래 실적에 대한 기대가 투자심리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해운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91% 줄어든 2485억원, 영업이익은 64.10% 감소한 196억원을 기록했다. 법정관리를 졸업한 2013년 영업적자에서 벗어났지만 이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다. 회생절차를 밟던 2011~2013년 운송계약을 거의 늘리지 못한 여파가 컸다. 해운업에서는 보통 화주와 운송계약을 맺고 2년이 지나야 그 성과가 실적에 반영된다.

대한해운은 SM그룹에 인수된 뒤 2~3년간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통해 신규 장기운송계약을 맺어왔다. 포스코 한국가스공사 한국남동발전 GS동해전력 등이 주요 화주다. 현재 25척인 전용선은 내년 말이면 31척으로 늘어난다. 이 같은 성과 대부분이 내년부터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신영증권 키움증권 동부증권 등 국내 7개 증권회사의 추정(컨센서스)에 따르면 대한해운 매출은 올해 5510억원, 내년에는 6833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올해 531억원, 내년에 90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종진 대한해운 기획관리실장은 “영업환경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어 내년부터는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벌크 전용선뿐만 아니라 탱커선과 LNG선 부문도 확대해 사업다각화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재무 지표도 좋아졌다. 2011년 1조4500억원에 달하던 총차입금은 1조원(올 6월 말 기준)가량으로 줄었다. 대부분이 선박금융 관련 차입금이다.

◆턴어라운드주로서 매력 커

인수합병(M&A)으로 해운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지난달 29일 인수한 중소 해운회사 삼선로직스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대한해운은 삼선로직스 지분 38.9%를 추가로 인수해 총 73.8%의 지분을 확보하며 이 회사의 최대주주가 됐다. 삼선로직스는 주로 한국전력 발전자회사와 장기운송계약을 맺고 있으며 11척의 전용선을 갖고 있다. 이번 인수로 한전이라는 대형 화주를 확보하고 전용선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는 평가다.

증시 전문가들은 앞으로 1~2년간 이 회사 주가가 꾸준히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등 국내 7개 증권회사는 현재 대한해운의 목표주가를 현 주가보다 28~51%가량 높은 2만7000~3만2000원으로 잡아놓은 상태다. 주력사업인 벌크선 시황이 뚜렷하게 회복되기 전까지는 성장주로 접근하기 어렵지만 중·단기적 관점에서 실적개선(턴어라운드)주로서의 매력은 크다는 평가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예상 실적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된 상태인 만큼 해운업계 최선호주로 추천한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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