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토론 등 여론몰이 나서기도
[ 남윤선 기자 ]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들은 1% 전후의 적은 지분으로 정보기술(IT)업계 ‘공룡’들을 공략하는 게 최근 헤지펀드업계의 ‘트렌드’라고 설명한다.
시가총액이 수백조원에 이르는 IT기업들의 지분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소수 지분만으로도 여론몰이를 통해 얼마든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최근 이뤄진 공격들을 보면 이 같은 경향이 잘 나타난다. 애플은 각각 0.46%(칼 아이칸)와 0.29%(그린라이트캐피털) 지분을 가진 헤지펀드들의 공격을 받았다. 이베이(0.8%·칼 아이칸), 마이크로소프트(0.8%·밸류액트), 퀄컴(0.3%·자나파트너스) 등도 마찬가지였다.
지분이 낮은 대신 여론을 활용한다. 이를 위해 사전 조사를 철저히 해 논리적 명분을 갖춘다. 이번에 삼성전자에 보낸 엘리엇의 서신에도 삼성의 메모리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에 대한 경쟁력 분석이 상세히 담겨 있다. 주장하는 내용은 과거에 나온 이슈를 재정리하는 경우가 많다. 회사 측에 공개토론을 요구하기 ?한다.
이 같은 방법이 통하지 않으면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는다. 헤지펀드 서드포인트는 야후를 공격할 때 당시 스콧 톰슨 CEO의 허위 학력 기재 사실을 문제 삼기도 했다.
이런 집요한 공격에 기업은 대부분 ‘중간 수준’에서 합의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는 “승패는 시장의 여론과 이를 뒷받침하는 기업 실적에서 갈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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