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태 IT과학부) 영양 섭취가 나아지고 생명과학이 발전하면서 인간 기대수명도 점점 길어지고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암과 치매 등 난치성 질환이 극복되면 인간이 125~150년까지 살 수 있다는 전망도 한다. 지난 1997년 8월 세계 공식 기록으로 최장수 나이인 122살에 생을 마감한 프랑스 잔 칼망(1875~1997·사진) 할머니는 누구나 100세 이상 장수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줬다. 하지만 최근 인간의 오랜 욕망인 ‘불로장생’이 한낱 꿈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 결과를 쉽게 요약하면 인간이 125살에 생일케이크를 자를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결과다.
얀 페이흐 미국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의대 교수 연구진은 인간의 최장 수명이 115살이라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5일(현지시각)에 발표했다.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가 나오기 전까지 칼망 할머니 사례를 근거로 현재 인간이 도달할 수 공식적인 최장 수명이 122살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최장 수명은 모두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는 건 아니다. 사람마다 유전자 차이가 있고 질병과 치료 등을 통해 다소 차이가 나가 때문이다. 출생 직후부터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생존 연수를 뜻하는 기대수명은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의학이 발전하면서 지금도 점점 올라가고 있다. 하지만 실제 인간의 최대 수명을 가늠하는 ‘최고령 사망 연령(MRAD)‘은 115세에서 정체된 상태다. 한마디로 모두가 점점 더 오래 살게 되고는 있지만 한계가 분명해졌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일본 등 비교적 최고령층이 많은 40개국에서 110세 이상 산 노인 534명의 수명 통계 자료를 입수했다. 1968년부터 2006년까지 38년치 자료다. 연구진은 1968~1994년과 1995~2006년 숨진 두 개 그룹으로 나눴다. 이 자료에 따르면 197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빠르게 증가하던 최고령 사망 연령은 1995년 전후부터는 정체하기 시작했다. 1994년 이전에는 해마다 평균 0.15년씩 늘던 보고된 최고령 사망 연령은 1995년 이후에는 증가 폭이 눈에 띄게 줄었다. 1968년 111세였던 최고령 사망 연령은 1990년대 115세로 늘어났지만 이후 예외적인 1명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115세보다 더 오래 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런 추세를 반영하면 현재로서는 115세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페이흐 교수는 “기대수명이 꾸준히 상승했지만 인간에게 자연적으로 주여진 최장 수명의 천장에 도달했다”며 ”현재로선 125세 이상 사는 사람이 나올 확률은 1만분의 1에 머문다”고 말했다. (끝) / kunta@hankyung.com
모바일한경는 PC·폰·태블릿에서 읽을 수 있는 프리미엄 뉴스 서비스입니다. [모바일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