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제안'으로 촉발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관련 수혜주에 대한 기대로 번지고 있다.
시장에서 대표 수혜주로 꼽고 있는 삼성전자는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삼성물산은 코스피 시가총액 3위로 뛰어올랐다.
투자자들은 지금이라도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주에 올라타야 하는지 고민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사자니 가격이 부담스럽고 삼성물산은 실적 등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우려가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그룹주를 담고 있는 펀드나 자사주 매입 비중이 높은 상장지수펀드(ETF)로 눈을 돌려보라고 조언한다. 삼성그룹에 이어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있는 현대차와 롯데도 한발 앞서 주목하라는 분석이다.
◆ 삼성그룹펀드 3개월 수익률 양호
7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우선 주목할 건 삼성그룹주펀드(ETF 포함)다.
개별 종목을 일일히 사는 부담을 덜고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다양한 삼성 계열사에 한꺼번에 투자할 수 있어서다.
현재 국내에 나와있는 삼성그룹주펀드는 총 26개(ETF 포함)로, 최근 3개월 간 수익률은 4.27% 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일 ?주식형펀드 수익률(1.53%)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개별펀드 중에서는 삼성운용의 '삼성KODEX삼성그룹주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이 7.10%로 가장 뛰어나다. 미래에셋운용 '미래에셋TIGER삼성그룹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도 6.84%로 양호하다.
전문가들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올해 하반기부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여 당분간 삼성그룹주펀드도 고공행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그룹주펀드는 한때 6조원 넘는 규모까지 성장했다가 최근 3조5000억원 규모로 줄었다.
문수현 NH투자증권 펀드 담당 연구원은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단기에 끝나는 것이 아니어서 삼성그룹주펀드 강세도 계속될 것"이라며 "(지배구조 개편은) 삼성그룹주펀드가 다시 주목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연구원은 다만 "삼성그룹주펀드 경우 테마형 펀드인만큼 (이슈에 따른) 변동성을 유의해야 한다"며 "이런 측면에서 보면 삼성그룹주펀드 외에 삼성전자 비중이 높은 인덱스펀드도 괜찮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주펀드를 선택할 때는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할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비중이 높은 상품을 담는 게 유리하다.
실제 개별 삼성그룹주펀드 중 수익률이 높은 건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의 비중이 높은 상품들이다.
◆ 현대차·롯데 지배구조 개편주 주목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중요하게 부각한 건 주주환원정책 강화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은 '삼성전자 주주가치 증대 제안서'라는 서신을 삼성전자에 전달하며 인적 분할과 특수배당 등 주주환원정책을 요구했다.
국내 상장기업 유보율은 사상 최고인데 반해 이익 창출은 낮아지면서 앞으로도 이같은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목소리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점에서 주주환원정책을 활용한 투자 전략을 짜는 것도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설태현 동부증권 연구원은 "주주환원정책 요구가 강해질수록 자사주 매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자사주 매입 비율이 높은 주식을 편입하는 ETF가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런 전략을 활용한 ETF는 국내가 아닌 미국에서 찾아볼 수 있다. '파워쉐어즈 바이백 어치버스 포트폴리오'(PowerShares Buyback Achievers Portfolio)와 'SPDR S&P 500 바이백'이 대표적이다.
설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 전략을 활용한 ETF 성과는 대체로 시장 수익률을 웃돌았다"며 "다만 ETF 특성 상 단기에 과도한 수익을 기대하기 보다는 주주환원강화라는 큰 흐름에 기반한 안정적 투자처로 가져가는게 좋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이외 현대차와 롯데 등 지배구조 개편 필요성이 있는 곳으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은 궁극적으로 다른 대기업 지배구조 개편을 촉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분할 이후 시장 관심은 경영권 승계를 준비 중인 현대차그룹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이 경우 현대모비스 주가가 선제적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롯데는 신동빈 회장 구속 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호텔롯데 상장 등을 다시 시도할 것"이라며 "취약한 지배구조가 문제였던만큼 지배구조, 사업구조 개편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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