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처 안 보여"…은행에 쌓인 유동자금, 190조

입력 2016-10-07 18:12   수정 2016-10-08 06:16

은행 요구불예금 2분기에만 11조 늘어
저금리에 '돈맥경화' 현상 갈수록 심화



[ 김일규 기자 ]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은행 요구불예금 등으로 몰리고 있다. 금융회사 예금 잔액이 지난 2분기에만 43조6000억원 증가한 가운데 대기성 자금인 은행 요구불예금이 11조5000억원 늘어나며 예금 증가세를 주도했다.

예금보험공사는 예금보험 적용대상 293개 금융회사의 예금 잔액이 지난 6월 말 1833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7일 발표했다. 3월 말과 비교해 43조6000억원(2.4%)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6월 말 대비 199조9000억원(12.2%) 늘었다. 예금보험 적용대상 금융회사는 은행, 보험회사, 증권회사, 저축은행 등이다.

금융회사 예금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부터 직전 분기 대비 2%대를 유지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지속되는 저금리 기조에도 불구하고 소비심리 위축과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 유입 등으로 예금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회사 예금 가운데 은행 요구불예금은 3월 말 178조원에서 6월 말 189조5000억원으로 11조5000억원(6.5%) 늘었다. 주요 금융상품 가운데 잔액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대기성 자금이 유입된 영향繭遮?게 예금보험공사의 분석이다.

민주희 예금보험공사 금융시장분석팀장은 “장·단기 금리차 축소와 투자처 부재로 인한 시중자금 단기 부동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 저축성예금은 같은 기간 868조2000억원에서 880조9000억원으로 12조7000억원(1.5%) 증가했다. 민 팀장은 “금융시장 불확실성과 구조조정 등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의 영업 활성화에 따라 저축은행 예·적금 잔액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저축은행 예·적금 잔액은 3월 말 38조6000억원에서 6월 말 40조원으로 1조4000억원(3.6%) 늘었다. 저축은행 정기예금(1년 만기) 금리는 평균 연 2.1% 안팎으로 은행 정기예금 대비 약 0.5%포인트 높다. 저금리에 따라 금리 민감도가 높아진 것도 저축은행 예·적금이 늘어난 이유라는 분석이다.

은행과 저축은행의 예금을 통한 자금 조달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총부채 대비 예금 비중은 은행이 3월 말 48.4%에서 49.2%로, 저축은행이 95.1%에서 95.2%로 증가했다.

고령화에 따라 보험업권의 개인보험 등 장기금융상품 잔액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생명보험회사의 개인보험은 3월 말 488조4000억원에서 6월 말 498조1000억원으로 9조7000억원(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손해보험회사의 장기상품은 103조5000억원에서 106조1000억원으로 2조6000억원(2.5%) 늘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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