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돈 써라" vs 독일 "할 만큼 하고 있다"…저성장 해법 놓고 설전

입력 2016-10-07 18:17   수정 2016-10-08 06:34

경기부양 촉구한 라가르드 총재
"여력있는 독일·한국·캐나다 나서야"
독일 재무장관 "각국 상황 고려해야"



[ 워싱턴=박수진 기자 ] 세계 경제를 저성장의 늪에서 구할 해법을 놓고 경제 지도자들이 공개석상에서 ‘먼저 총대를 메라’고 가시 섞인 설전을 펼쳤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7~8일)를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IMF 본부에서는 CNN 주최로 ‘글로벌 경제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와 마크 카니 영국 중앙은행(BOE) 총재,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 이강 중국 인민은행 부행장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현안인 △도이치뱅크 해법 △글로벌 경제 회복 방안 △보호무역주의 대응 △인프라·교육 투자방안 등을 놓고 1시간 동안 토론을 벌였다.

라가르드 총재는 “세계 경제성장률이 ‘너무 낮고, 길게’ 유지되고 있다”며 “현재 필요한 것은 (정책공조를 하겠다는) 말이 아니라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어 “옆에 쇼이블레 장관이 있지만 독일처럼 재정 여력이 있는 국가들이 먼저 (경기부양에) 돈을 써야 한다”고 촉구杉? 그는 이날 재정 여력국으로 독일과 캐나다, 한국 세 나라를 꼽았다.

쇼이블레 장관은 “우리도 할 만큼 하고 있다”며 “각국이 처한 역사적·정치적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전후 1000%에 가까운 초인플레이션의 기억이 있는 독일로선 재정 투입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 라가르드 총재는 “독일만 (재정 투입에) 나서라는 게 아니라 모든 나라가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는 것”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이 부행장은 중국의 역할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중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경제 성장에 큰 기여를 해왔고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중국이 수출에서 내수 중심으로, 생산에서 소비 중심으로 경제체질을 성공적으로 바꾸는 것 자체가 세계 경제에 크게 기여하는 것”이라며 예봉을 비껴갔다.

참석자들은 저성장 국면이 길어지는 가운데 선진국을 중심으로 통상과 이민정책 등에서 반(反) 세계주의 정서가 선거 일정과 맞물려 확산되면서 세계 경제 회복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데 공감했다. 올해 영국과 미국에 이어 내년엔 독일과 프랑스에서 대통령 선거나 의원 선거를 치르게 된다.

카니 총재는 “종종 자유무역과 국경 개방에 따른 성장과 새로운 기회 창출이라는 혜택이 간과되고 있다”며 “저성장 국면을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은 없다는 점을 먼저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부행장은 “긴 역사를 보면 지금 같은 보호무역주의 바람은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며 “아마 3~5년 후면 자유무역과 세계화로 다시 방향이 돌아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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