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삼국지 리더십 질문
LG, 고려·조선시대 정부기관
현재와 연관시킨 문제 출제
[ 공태윤 기자 ]
‘1443년(세종 25년)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창제하실 때의 상황과 연계해 한글 창제가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서술하십시오. 순수 한글 단어 하나를 쓰고 그 의미를 설명해주십시오.’
현대자동차가 한글날인 9일 시행한 올 하반기 대졸 공채 인적성검사(HMAT)에서 역사에세이 항목에 출제한 문제다. 현대차는 문제를 통해 “한글은 가장 과학적인 문자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지만 최근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확산으로 뇌섹남, 혼밥 등 신조어와 외래어, 은어가 남용된다”며 “한글의 가치와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볼 시점”이라고 문제 출제 의도를 설명했다. 현대차는 이전 역사에세이에서는 두 문제 중 하나를 선택해 작성하도록 했지만, 올해에는 두 문제를 30분간 700자 이내로 작성하게 했다. 응시자 김모씨(27·고려대4)는 “예상된 문제여서 ?어려움 없이 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역사에세이 답안은 1, 2차 면접 질문의 소재로도 활용된다. 현대차는 오는 21일 HMAT 결과를 발표한 뒤 25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1차면접을 치를 예정이다. 2차면접과 신체검사는 12월5일부터 닷새 동안 이뤄진다.
현대모비스는 같은 날 치러진 HMAT 역사에세이에서 ‘삼국지에 등장하는 조조(추진력), 유비(존중과 배려), 손권(포용)이 가진 리더십을 참고해 이상적인 리더십을 설명하라’와 ‘병자호란 때 주화파, 척사파의 대립처럼 실리와 명분, 현실과 이상의 기로에 섰을 때 직장에서 어떤 선택을 할것인지를 서술하라’는 문제(택일)를 냈다.
현대차그룹뿐 아니라 삼성 LG SK 등 주요 기업도 대졸 신입사원 입사시험에서 역사 비중을 높이고 있다. LG는 8일 치러진 LG 인적성검사에서 고려, 조선시대 정부기관과 현재 정부기관을 연관시키는 문제를 내는 등 과거와 현재를 잇는 문제를 다수 출제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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