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가 트럼프의 음담패설을 문제 삼자 트럼프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추문을 거론하는 등 미국 대선 역사상 '가장 추잡한 토론'으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10일(한국시간)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에서 '타운홀미팅' 형식으로 열린 2차 토론에 임한 두 후보는 악수도 나누지 않고 곧바로 격론을 벌였다. 최근 불거진 트럼프의 음담패설 파문이 이날 토론에서도 핫이슈가 됐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탈의실에서나 주고받을 개인적 농담"이라며 "가족을 비롯해 미국인들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여성의 동의 없이 키스하거나 몸을 만졌다'는 녹음파일의 발언 내용에서 대해선 "그런 일을 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자랑스러운 일이 아니다", "여성을 존중한다고 말하고 싶다"고도 했다.
트럼프는 오히려 힐러리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과거 섹스 스캔들을 들춰냈다. 그는 "내가 한 것은 말이었지만 그(빌 클린턴)가 한 것은 행동이었다"며 반격에 나섰다. 이어 "이 나라 정치 역사상 여성을 그렇게 학대한 사람은 없었다"며 "빌 클린턴은 여성들을 학대 煞?힐러리 클린턴은 그 여성들을 악의적으로 공격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힐러리는 "트럼프는 그 비디오(녹음파일)가 지금의 자신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그것이 바로 트럼프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대변한다"고 강조하며 트럼프를 '성차별'과 '비상식' 프레임에 몰아넣었다.
힐러리는 "트럼프는 선거기간 내내 여성들을 공격하고 모욕해 왔다. 여성들을 얼굴을 거론하고 점수를 매기기도 했다"고 지적한 뒤 "트럼프는 단지 여성뿐 아니라 흑인, 히스패닉, 장애인, 전쟁포로, 무슬림도 공격했다. 이것이 바로 트럼프"라며 맹공을 가했다.
그는 "이전의 공화당 후보들에 대해서는 정책에 동의하지 않을지언정 그들의 자격을 의심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는 대통령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되풀이 주장했다.
트럼프는 힐러리가 국무장관 시절 개인 이메일을 사용한 '이메일 스캔들'을 거론하며 반격을 시도했다. 그는 "만약 내가 이기면 나는 법무장관에게 특별검사를 지명하도록 해 당신의 상황을 정밀히 조사하도록 지시할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그렇게 많은 거짓말과 속임수가 있은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힐러리가 "트럼프와 같은 그런 기질을 가진 누군가가 우리나라의 법을 책임지지 않고 있어 다행"이라고 맞서자, 트럼프는 "(그럴 경우) 당신은 감옥에 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받아쳤다.
이에 힐러리는 민주당 전국위원회 등의 이메일 해킹에 러시아 정부가 배후로 지목된 것과 관련해 "러시아가 트럼프를 위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해킹했 ?quot;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러시아로부터 빌린 돈도 없으며 러시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반박했다.
이번 토론은 90분간 사회자를 포함해 일반 방청객까지 자유롭게 질문을 던지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앞서 트럼프는 TV토론 직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으로부터 성폭행이나 성추행 등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자신의 과거 음담패설 논란이 불거지자 힐러리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과거 성추문으로 맞대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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