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살인 5개월…'여성 안심' 여전히 멀다
사건 발생 서초구 스카우트 대원 돌아보니
관할 경계에 여대성 두고 돌아서야
시민 직접 요청 고작 3%.."예산 없어서"
앱 장애 방치…겉도는 '여성안심 특별시'
[편집자 주] 지난 5월 17일 서울 강남역 인근 한 노래방 공용화장실에서 발생했던 여대생 살인 사건. 일면식도 없던 남성이 저지른 '묻지마 살인'에 우리는 경악했습니다. 분노한 시민들은 강남역 10번 출구에 모여 '포스트잇 추모'를 펼쳤고, 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보호할 안전망 구축이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은 "사회적 약자가 분노 대상이 되지 않도록 서울시가 앞장시겠다"며 여성 안전대책 강화를 약속했죠. 지난 4일 서울시 국정감사에 출석한 박 시장은 "강남역 살인 사건 이후 경찰청과 실무 회의를 열고, 신고 5분 안전벨을 만들고, '뉴딜 일자리'를 이용해 여성 순찰을 강화했다" 고 보고했습니다.
사건 발생 5개월이 지나갑니다. 봄볜『坪?지난 달 27일 다시 강남역을 찾았습니다. 그 날 밤 10시부터 다음 날 새벽 1시까지 사건이 발생했던 서울 서초구 일대를 여성 안심귀가 스카우트 대원들과 돌며 '여성 안심'의 현주소를 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안전을 넘어 안심으로, 여성안심특별시'를 꿈꾸는 서울은 아직 갈 길이 멉니다. 래페지기(뉴스래빗 페이스북 관리자) 김현진 기자와 함께 비 내리는 강남역의 밤길을 걸어보시죠 !.!
![](http://img.hankyung.com/photo/201610/201610075323G_01.12663702.1.gif)
# 여성 안심귀가란? 여성이나 청소년을 안전하게 집까지 바래다주는 일입니다. 지역 별 스카우트 대원이 담당합니다. 평일 밤 10시부터 새벽 1시(월요일만 자정까지/주말 공휴일 제외)까지 안전한 귀가를 책임집니다. 활동비는 시간 당 6500원, 한달 약 63만원을 받습니다.
3년 전인 2013년부터 서울시가 시행한 사업이긴 합니다. 서초구 스카우트 대원은 2013년 16명에서, 강남역 살인 사건 여파로 현재 40명까지 늘었습니다. 서울시 전체로는 총 420명의 대원이 25개 자치구에서 활동 중입니다. 전철이나 버스 하차 30분 전 각 구청 상황실 또는 다산콜센터(☎120)로 안심 귀가를 신청하면 무료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http://img.hankyung.com/photo/201610/201610075323G_01.12650265.1.jpg)
하필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렸습니다. 9번 출구로 나와 서울교대역 방면으로 걸었습니다. 번화한 유흥가를 벗어나자 원룸 촌, 학원 및 다가구 주택 등이 밀집한 지역이 나옵니다. 비까지 내려 어두운 골목길은 더 침울했습니다. 마음을 잡고 인적이 드문 골목길에 들어섰습니다. 가로등만 띄엄띄엄 이어집니다. 목적지인 서초2 파출소까지는 걸어서 10~15분 걸리는 짧은 거리지만 유난히 길게 느껴졌습니다. 문득 영화 '살인의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http://img.hankyung.com/photo/201610/201610075323G_01.12650267.1.jpg)
서초2 파출소에 도착했습니다. 노란 모자와 조끼 차림에 경광등을 든 아주머니 두 분과 인사했습니다. 서초2, 4동 여성안심귀가 스카우트 대원입니다. 서울시 대원의 85% 이상은 여성입니다. 주로 여성을 위한 서비스라 그렇습니다.
스카우트 대원은 2인 1조로 구성됩니다. 서초구는 19개조 대원 38명과 구청 상황실 2명이 있습니다. "여성·청소년 안전귀가 신청하세요" 라고 적힌 명함 모양의 홍보물을 건넵니다. 순찰 장비를 착용하고 대원들을 따라 파출소를 빠져나왔습니다.
![](http://img.hankyung.com/photo/201610/201610075323G_01.12650266.1.jpg)
웬일일까요. 귀가 전화 신청이 한 통도 들어오지 않습니다. 대원들은 "사실 전화 신청이 들어오는 날이 많지 않다" 고 했습니다. 이럴 경우 스카우트 대원이 먼저 거리 여성들에게 다가가 안심 귀가를 제안합니다.
"안심 동행해 드릴까요?"
신호등 앞에 선 한 여대생 A씨에게 조심스레 다가가 물었습니다.
"헉, 누구세요, 이게 뭐예요?"
여대생이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스카우트 명함을 보더니 조금 마음을 놓습니다.
여대생은 "여성 안심귀가 제도는 모르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스카우트 시행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홍보가 부족해 보였습니다.
그녀는 혼자 사는 여성에게 필요한 서비스라고 좋아했습니다. 지난 5월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 이후 근처 후미진 골목을 혼자 다니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늦은 밤 귀가할 때는 가까운 길을 놔두고 뱅뱅 돌아갔어요. 오래 걸려도 밝은 길이 마음이 편하니까요."
5분 여 걸어 그녀가 사는 서초 1동으로 향하던 순간 상황실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순찰 구역을 벗어나지 말라" 는 지시가 떨어졌습니다. 서초 2, 4동 순찰 대원은 '
사건 발생 서초구 스카우트 대원 돌아보니
관할 경계에 여대성 두고 돌아서야
시민 직접 요청 고작 3%.."예산 없어서"
앱 장애 방치…겉도는 '여성안심 특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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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은 "사회적 약자가 분노 대상이 되지 않도록 서울시가 앞장시겠다"며 여성 안전대책 강화를 약속했죠. 지난 4일 서울시 국정감사에 출석한 박 시장은 "강남역 살인 사건 이후 경찰청과 실무 회의를 열고, 신고 5분 안전벨을 만들고, '뉴딜 일자리'를 이용해 여성 순찰을 강화했다" 고 보고했습니다.
사건 발생 5개월이 지나갑니다. 봄볜『坪?지난 달 27일 다시 강남역을 찾았습니다. 그 날 밤 10시부터 다음 날 새벽 1시까지 사건이 발생했던 서울 서초구 일대를 여성 안심귀가 스카우트 대원들과 돌며 '여성 안심'의 현주소를 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안전을 넘어 안심으로, 여성안심특별시'를 꿈꾸는 서울은 아직 갈 길이 멉니다. 래페지기(뉴스래빗 페이스북 관리자) 김현진 기자와 함께 비 내리는 강남역의 밤길을 걸어보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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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안심귀가란? 여성이나 청소년을 안전하게 집까지 바래다주는 일입니다. 지역 별 스카우트 대원이 담당합니다. 평일 밤 10시부터 새벽 1시(월요일만 자정까지/주말 공휴일 제외)까지 안전한 귀가를 책임집니다. 활동비는 시간 당 6500원, 한달 약 63만원을 받습니다.
3년 전인 2013년부터 서울시가 시행한 사업이긴 합니다. 서초구 스카우트 대원은 2013년 16명에서, 강남역 살인 사건 여파로 현재 40명까지 늘었습니다. 서울시 전체로는 총 420명의 대원이 25개 자치구에서 활동 중입니다. 전철이나 버스 하차 30분 전 각 구청 상황실 또는 다산콜센터(☎120)로 안심 귀가를 신청하면 무료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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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렸습니다. 9번 출구로 나와 서울교대역 방면으로 걸었습니다. 번화한 유흥가를 벗어나자 원룸 촌, 학원 및 다가구 주택 등이 밀집한 지역이 나옵니다. 비까지 내려 어두운 골목길은 더 침울했습니다. 마음을 잡고 인적이 드문 골목길에 들어섰습니다. 가로등만 띄엄띄엄 이어집니다. 목적지인 서초2 파출소까지는 걸어서 10~15분 걸리는 짧은 거리지만 유난히 길게 느껴졌습니다. 문득 영화 '살인의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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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2 파출소에 도착했습니다. 노란 모자와 조끼 차림에 경광등을 든 아주머니 두 분과 인사했습니다. 서초2, 4동 여성안심귀가 스카우트 대원입니다. 서울시 대원의 85% 이상은 여성입니다. 주로 여성을 위한 서비스라 그렇습니다.
스카우트 대원은 2인 1조로 구성됩니다. 서초구는 19개조 대원 38명과 구청 상황실 2명이 있습니다. "여성·청소년 안전귀가 신청하세요" 라고 적힌 명함 모양의 홍보물을 건넵니다. 순찰 장비를 착용하고 대원들을 따라 파출소를 빠져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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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 동행해 드릴까요?"
신호등 앞에 선 한 여대생 A씨에게 조심스레 다가가 물었습니다.
"헉, 누구세요, 이게 뭐예요?"
여대생이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스카우트 명함을 보더니 조금 마음을 놓습니다.
여대생은 "여성 안심귀가 제도는 모르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스카우트 시행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홍보가 부족해 보였습니다.
그녀는 혼자 사는 여성에게 필요한 서비스라고 좋아했습니다. 지난 5월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 이후 근처 후미진 골목을 혼자 다니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늦은 밤 귀가할 때는 가까운 길을 놔두고 뱅뱅 돌아갔어요. 오래 걸려도 밝은 길이 마음이 편하니까요."
5분 여 걸어 그녀가 사는 서초 1동으로 향하던 순간 상황실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순찰 구역을 벗어나지 말라" 는 지시가 떨어졌습니다. 서초 2, 4동 순찰 대원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