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이해 못할 국회의 국민연금 질타

입력 2016-10-11 17:47  

유창재 증권부 기자 yoocool@hankyung.com


“(기금 운용의) 안정성이 우선입니까, 수익성이 우선입니까.”

지난 10일 전북 전주에서 열린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장. 일부 야당 의원이 문형표 공단 이사장을 몰아붙였다. “기금운용본부의 공사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문 이사장의 소신 발언에 발끈해서다. 특히 이 지역(전주갑) 김광수 국민의당 의원은 ‘공사화는 내년 초 전주 이전을 앞둔 기금운용본부의 서울 잔류를 뜻한다’는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기금운용본부가 공사로 독립하면 수익성에만 매몰돼 위험한 투자를 늘릴 것’이라는 논리로 공사화를 반대하고 있다.

수익성이 먼저냐, 안정성이 먼저냐 하는 해묵은 논란은 사실 논란으로서의 가치도 없다는 게 금융투자업계 시각이다.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투자의 기본 원칙이기 때문이다. 투자업계의 성과평가는 절대수익률로 이뤄지지 않는다. 위험조정수익률, 즉 그만큼의 수익을 내기 위해 얼마만큼의 리스크를 감수했느냐로 이뤄진다. 초과수익(투자 수익률에서 무위험수익률을 뺀 수치)을 수익률의 변동성(리스크)으로 나눈 샤프(Sharpe) 비율이 塚岷耽窩?대표적 평가지표인 이유다.

위험조정수익률은 최대한 다양한 투자 자산을 담아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수록 높아진다. 재무 교과서 첫 장에 나오는 기본 공식이다. “투자에서 유일한 공짜 점심은 다변화”라는 말을 수학적으로 뒷받침한다. 최대한 다양한 투자 자산을 포트폴리오에 담으려면 운용 조직의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는 필수적이다.

국민연금은 비전문가인 기금운용위원회 일부 위원이 발목을 잡아 올 들어서야 처음으로 헤지펀드 투자를 시작했다. 실무자들이 2008년부터 8년을 설득한 끝에 얻어낸 수확이다. 그 사이 국민연금 투자의 70% 이상이 국내 주식과 채권에 쏠렸다.

투자의 기본도 이해하지 못하는 비전문가들 아래 기금운용본부를 두는 것이 기금의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생각은 심각한 착각이다. 전주 이전은 기정사실이 된 만큼 정치 공방 없이 기금운용본부의 독립을 논의할 때다.

유창재 증권부 기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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