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갈등에 몸살앓는 대학가…이화여대 이어 서울대도 본관 점거

입력 2016-10-11 18:29  

신규사업 추진 과정서 마찰

서울대생 "시흥캠퍼스 철회를"
대학 "철회 불가…대화하겠다"

이화여대 학생들 76일째 농성
총장 사퇴 놓고 극단 치달아

서강대, 제2 캠퍼스 두고 분열



[ 황정환 기자 ]
대학 내 분쟁이 잇따르고 있다. 이화여대, 서강대에 이어 서울대에서도 학내 갈등이 불거졌다. 캠퍼스 및 단과대 설립 등 대학이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마찰을 빚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대 학생 100여명은 11일 신림동 서울대 본관(행정관) 점거를 이틀째 이어갔다. 학생들은 1층에서 학생증을 검사하면서 본관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총학생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농성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는 드론(무인항공기),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는 융·복합 연구공간으로 시흥캠퍼스를 조성할 계획이다.

총학생회는 전날 전체 학생총회를 연 뒤 오후 10시35분께 총장실이 있는 본관 4층을 점거했다. 총회 참석자 1980명 중 1483명(74.9%)이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 요구’에 동의한 데 따른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顚諛?지난 8월 시흥시 등과 시흥캠퍼스 실시협약을 맺은 뒤 총학생회는 “학생 동의가 없는 협약은 무효”라며 반발해왔다. 학생들이 캠퍼스 설립 협약 철회를 촉구하는 천막 농성을 벌이자 성낙인 총장은 지난달 6일 소통 부족을 사과하고 학생 참여를 보장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서울대는 혼란에 빠졌다. 서울대 관계자는 “총장이 사과하고 적극 소통을 약속했는데 학생들이 본관 점거에 나서 난감해졌다”며 “협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것은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인 데다 자칫 수백억원에 이르는 손해배상금도 물어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성 총장은 이날 국정감사 출석에 앞서 기자와 만나 “바로 학생들과 대화에 나서겠다”며 “실시협약을 되돌리긴 힘들지만 학생들의 생각을 무겁게 듣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서울대 사태는 최근 서울 주요 대학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쟁의 연장선이라는 지적이다. 이화여대 학생들의 본관 점거 농성은 이날 76일째 이어지고 있다. 학교가 8월 학생들이 반대하는 평생교육 단과대학 신설을 백지화했지만 최경희 총장 사퇴를 요구하면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서강대는 경기 남양주에 제2캠퍼스를 설립하는 문제를 놓고 이사회에서 분열이 발생했다. 이사회가 남양주캠퍼스 설립에 반대하자 유기풍 서강대 총장은 공개적으로 비난하다 지난달 29일 총장직에서 물러났다. 서강대 학생들은 천막 농성 등을 벌이며 남양주캠퍼스 설립 추진을 이사회에 요구하고 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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