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노조파업에 얼마나 화났길래...

입력 2016-10-11 18:52  



(장진모 정치부 기자) “고임금 노조가 임금을 더 올려 달라고 파업을 하는 것은 너무 이기적이다” “국민세금으로 운영되는데 국민을 볼모로 파업을 하다니...” 박근혜 대통령이 대기업 노조와 공공기관 노조의 파업을 대놓고 비판했다. 11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다.

박 대통령은 “지금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서 사투를 벌이고 있고 중장년층은 구조조정 등으로 실직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며 “그런데도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임금을 받는 일부 대기업 노조가 임금을 더 올려달라고 장기간 파업을 하는 것은 너무나도 이기적인 행태”라고 했다. 박 대통령이 특정집단이나 단체를 겨냥해 “이기적”이라고 비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박 대통령의 이런 작심 비판은 최근 잇단 파업으로 생산차질을 빚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노조를 겨냥한 것이다. 현대차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을 하면서 벌인 파업과 주말 특근거부로 인해 회사의 생산차질 규모는 이미 3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4일부터 잠정적으로 파업을 중단해 온 현대차 노조가 이날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다시 파업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자,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 석상에서 작심하고 비판에 나섰다. 박 대통령은 “파업의 피挽?중소협력업체 노사가 고스란히 떠안게 돼서 가뜩이나 힘든 협력업체는 곤궁의 나락에 떨어질 수 있고 전체 일자리는 더욱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박 대통령은 공공노조에 대해선 역대 최강의 톤으로 성토했다. “세금으로 운영되고 고용안정이 보장되는 일부 공공노조마저 성과연봉제 도입을 거부하며 파업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공공기관이 국가경제와 민생을 볼모로 명분 없는 파업을 벌인다는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 경제에 초강력 태풍과 같은 높은 파도가 한꺼번에 몰려올 지 모르는 상황에서 모두가 자신의 기득권만 지키려고 한다면 애써 쌓아 놓은 경제와 사회의 방파제가 파도에 휩쓸려 갈 것”이라며 “그런 만큼 우리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공동체 정신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박 대통령이 “‘너무 이기적이다’ ‘국민세금으로..’라고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낸 것에 대해 “일반 국민들이 가장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말로 대기업과 공공기관 노조 파업의 부당성을 역설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타인을 위해 목숨을 내던진 순직 소방관과 일반 시민 등 의인(義人)들의 이름을 일일이 열거하며 “우리 젊은이들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다리를 잃고 생명을 잃었다”며 “대기업과 공공 노조들도 조금만 더 배려하고 서로 양보하면서 공동체 정신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끝)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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