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그룹 ‘제2의 도약’] 3개 계열사 합친 신성그룹…'태양광+물류자동화+클린룸' 시너지

입력 2016-10-12 16:15   수정 2016-10-12 16:16

[ 안재광 기자 ] 신성그룹이 계열사 간 합병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을 꾀하고 있다. 핵심 계열사 ‘3인방’(신성솔라에너지, 신성에프에이, 신성이엔지)을 합병해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사업 영역 간 시너지 효과를 크게 낸다는 계획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다.

“재무구조 개선·시너지 효과 커”

신성그룹은 지난달 신성에프에이와 신성이엔지를 신성솔라에너지에 흡수합병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신성그룹 내 핵심 계열사 세 곳을 신성솔라에너지 하나로 합치기로 했다. 다음달 11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에 대한 주주 승인을 거쳐 올해 말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합병 비율은 신성솔라에너지 1주당 신성에프에이 약 1.97주, 신성이엔지 약 1.93주로 정해졌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은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의사를 보이고, 주식매수 청구권을 다음달 11일부터 12월1일까지 행사할 수 있다. 신성그룹은 주식매수 청구액이 총 200억원을 초과할 경우 이사회에서 합병 진행 여부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신성그룹이 이들 3개 기업을 합병하기로 한 것은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김주헌 신성그룹 부회장(신성에프에이 대표)은 “신성에프에이의 경우 신성솔라에너지에 제공한 지급보증 탓에 계약이행 보증서 발급시 수주 금액의 10%에 해당하는 예금을 담보로 제공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이번 합병이 완료되면 무역보험공사의 여신 한도와 이행보증 한도, 환헤지 한도 등이 올라가 자금 흐름이 더욱 안정적으로 바뀐다”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또 “실제 차입금 규모는 2300억원가량인데도 불구하고 계열사 상호간 6000억원 수준의 지급 보증이 돼 있어 실제보다 재무 위험이 큰 것처럼 평가받고 있다”며 “합병 완료 이후엔 이런 지급보증 문제도 모두 해소돼 부채 비율이 적정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합병은 계열사의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긍정적이란 얘기다.

사업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신성이엔지와 신성솔라에너지가 협업하게 되면 스마트 팩토리 건설의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성솔라에너지의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ESS)사업을 연계해 공장 전력 자립화와 에너지 관리 분야에 신규로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부회장은 “신성솔라에너지가 태양광 시장의 공급 과잉을 돌파하기 위해 기술력을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그룹이 대응하기 위해선 몸집을 키우고 사업을 합쳐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초일류 글로벌 기업 도약할 것”

신성그룹은 이번 합병과 관련해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 지원을 받기 위해 사업재편 계획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신청했다. 원샷법은 기업의 신속한 사업 재편을 돕기 위해 상법·세법·공정거래법 등 관련 규제를 특별법으로 한 번에 풀어주는 법이다. 지난달 한화케미칼 유니드 동양물산 등 3개사가 원샷법 1호 기업으로 정부 승인을 받았다.

신성그룹은 3개 계열사 합병이 그룹 재편의 큰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77년 설립 이후 내년 40주년을 맞아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도 가진다.

합병 이후 존속 법인인 신성솔라에너지는 태양광이 주력 사업이다. 태양전지부 모듈, 시공으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를 달성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 회사의 주력 품목인 태양전지와 모듈은 에너지 효율과 신뢰성이 높아 미국 일본 등 에너지 선진 시장에 수출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705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해 76억원을 기록했다.

신성솔라에너지의 충북 증평 공장은 연 420㎿의 태양전지 생산 능력을 보유 중이다. 충북 음성 공장은 연 200㎿의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 자동화 설비를 구축해 생산 효율성이 크게 높아졌다. 시공사업도 한다. 남동발전과 142억원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신성솔라에너지에 합쳐지는 신성에프에이는 물류 자동화 전문기업이다. 평판 디스플레이 공장 내 공정 간 물류 이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스토커, 오버 헤드 셔틀, 컨베이어, 리프터 樗?장비를 판매 중이다. 국내 평판 디스플레이 산업이 태동할 때부터 핵심 기술력을 확보해 고객사와 오랜 신뢰 관계를 맺고 있다. 작년 실적은 매출 1871억원, 영업이익 92억원이었다.

신성이엔지는 반도체·디스플레이·태양광·항공우주·화학 등의 첨단산업에 필수로 들어가는 클린룸을 만든다.

이들 산업은 먼지 하나가 생산 수율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청정한 환경을 조성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성이엔지는 고효율 청정 시스템으로 ‘세계 일류상품’으로 선정된 팬필터유닛(FFU), 미세 먼지가 레이저와 부딪혀 눈으로 직접 미세먼지를 보고 촬영할 수 있는 가시화 시스템 등을 공급한다. 또 회전식 로터를 이용해 공기 중 휘발성 유기 화합물을 제거하는 장비도 만든다. 작년 2094억원의 매출과 4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들 3개 회사가 합쳐지면 작년 기준 매출 5000억원대 중견 기업이 탄생한다. 김 부회장은 “3개사가 보유한 다양한 사업 영역의 노하우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기반으로 초일류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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