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의류 입은 한류스타들
효린·소유 모델로 나선 '비커즈' 브랜드 판매 돌풍
택연·페이 모델 옷도 '불티'
아나운서 출신 사업가
팔린 만큼 수익 나눠줘 스타들도 적극 홍보 활동
화장품 브랜드 출시도
[ 최진석 기자 ] 걸그룹 씨스타의 멤버 효린, 소유가 모델로 나선 스포츠웨어 브랜드 비커즈(BcuZ). 2014년 9월 판매를 시작한 이 브랜드는 홈쇼핑과 대형마트 등에서 지난해 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효린과 소유가 자신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물론 방송에도 이 브랜드를 자주 입고 나오며 입소문을 탔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선보인 스포츠웨어 브랜드 체리어트(Chariot)는 아이돌그룹 2PM 멤버인 택연과 걸그룹 미쓰에이의 페이가 모델로 나섰다. 작년 3월22일 홈쇼핑에서 시작한 첫 판매에서 두 한류스타가 의류를 착용한 영상이 쉴 새 없이 나가면서 체리어트는 이날 1시간 동안 10억원어치를 팔았다.
비커즈와 체리어트는 국내 중소기업 스타콜라보의 상품이다. 12일 서울 가양동 사무실에서 만난 김민석 스타콜라보 대표(47·사진)는 “국내 鈒耐蓚汰?우수한 제품이 가장 필요로 하는 건 시장 인지도”라며 “한류스타들의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과 접목한다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타콜라보는 한류스타와 중소기업 제품의 협업을 중개하는 컨설팅업체다. 중소기업 제품이 시장에서 잘 팔리도록 브랜드를 만들고 마케팅 전략을 짠다. 제품 홍보는 스타들에게 맡긴다. 김 대표는 “중소기업은 한 번에 수억원씩 지급하는 광고 모델료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이에 약간의 계약금을 걸고 기업과 모델이 수익(매출의 3~5%)을 나눠 갖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건이 잘 팔릴수록 가져가는 금액이 커지기 때문에 스타들도 홍보 활동을 열심히 한다”며 “이와 같은 발상의 전환이 브랜드를 성장시키는 주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스타콜라보는 제품에 확신만 있으면 직접 브랜드를 설립해 판매하기도 한다. 비커즈와 체리어트는 스타콜라보가 직매입 방식으로 유통했다. 김 대표는 “기업으로선 재고 부담 없이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어 서로에 윈윈인 셈”이라며 “스타콜라보는 대형마트와 홈쇼핑, 온라인 쇼핑몰 등 다양한 유통 경로를 확보하고 있어 효율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두 효자 브랜드의 성과에 힘입어 스타콜라보는 2014년 설립 첫해 58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뒤 지난해 260억원, 올해는 500억원(예상치)으로 매출이 급증했다. 비커즈와 체리어트 두 브랜드를 판매하는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이 중국에도 진출해 해외 매출 또한 늘고 있다. 김 대표는 “한류스타는 중국, 아시아, 남미 등 넓은 지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며 “이를 활용해 더 많은 기업이 판로를 확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아나운서 출신 사업가라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서울대 화학교육과를 졸업한 김 대표는 1995년 PBS(현 KNN) 아나운서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2년 뒤에는 iTV(현 OBS)에서 개국 초기 메인뉴스 앵커를 맡았다. 박찬호가 활약하던 시기에 경기 중계도 했다. 이후 휴대폰 벨소리와 게임을 판매하는 정보기술(IT)업체 엠크레스를 창업했다. 이 업체는 2004년 일본 포사이드닷컴에 100억원에 매각됐다. 김 대표가 서른다섯에 맛본 첫 사업 성공 사례다.
그는 “이후 미국에서 다른 IT업체를 창업하며 함께 시작한 가발회사 헤어커투어가 설립 2년 만인 2010년 매출 5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며 “여기에 처음으로 한류스타 마케팅을 적용해 성공 가능성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SM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걸그룹 소녀시대를 모델로 한 ‘소녀시대 가발’을 출시한 헤어커투어는 지난해 8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다양한 분야에서 노하우를 쌓은 김 대표는 다음달 새로운 화장품 브랜드 ‘빛다’도 내놓을 예정이다. 그는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빛다 역시 아이돌부터 중년까지 다양한 스타들과 협업한 제품으로 구성할 것”이라며 “활발한 한류스타 마케팅을 펼쳐 국내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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