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내년 성장률 전망치 2.8%로 하향…'갤노트 7'·김영란법 고려"(종합)

입력 2016-10-13 13:09   수정 2016-10-13 18:32

[ 채선희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로 기존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며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 7' 리콜 사태와 현대자동차 파업, 부정청탁방지법(김영란법) 시행 영향 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 정례회의 이후 가진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7월 전망한 2.7%를 유지했다.

그는 "국내 경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경제전망에 고려할 수 밖에 없다"며 "다만 단종 결정이 전망에 충분히 반영되진 않았고 영향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또다른 주력 수출기업인 현대자동차 파업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현대차그룹의 3개월(7~9월)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 규모는 14만대 수준, 전체 생산규모의 3%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신속히 노사가 협의점을 찾아 생산 차질을 만회하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지난달 말부터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도 경제 전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총재는 "부정청탁 금지법도 경제 전망 시 염두에 뒀다"며 "단기적으로는 일부 서비스업종을 중심으로 소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아직 법 적용의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것을 얼만큼 빨리 해소하느냐에 따라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며 "영향을 좀 더 면밀히 살피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로 2.8%를 제시한 데 대해 "결코 '장밋빛 전망'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내년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이어가며 교역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다, 수출 여건도 나아져 설비투자가 회복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2.7%를 달성하는 것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달과 비교해 경제상황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며 "기업 구조조정 등 하방 리스크가 상존해있지만 3분기 성장세가 예상에 부합한 흐름을 나타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관심이 쏠려있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선 "이미 연내 한 차례의 금리인상을 기정사실화하는 발언이 나왔다"며 "점도표(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17명이 생각하는 적정 금리 범위를 점으로 나타낸 도표)에 따르면 위원들은 내년 두 차례 인상하는 것이 적당하다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 총재는 미국 경제에 대해선 경계감을 드러냈다. 그는 "주요 선진국의 경기 회복세가 미약한데다 미국 경제 회복세도 뚜렷하진 않다"며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가 오히려 미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은 금통위는 이?10월 기준금리를 연 1.25% 수준에서 '만장일치' 동결했다. 지난 6월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후 넉 달째 동결 행진이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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