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현철 <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johnsoh@shinhan.com >
TV와 PC 수요 부진으로 디스플레이산업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올 1분기엔 대만 지진과 삼성디스플레이 8세대 라인 공정전환 실패 탓에 공급이 당초 기대치 대비 4% 밑돌았다. 하지만 2분기엔 정보기술(IT) 제품의 소비자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TV와 PC 수요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디스플레이 업황도 반전됐다. 32인치 LCD TV 오픈셀 가격은 3월 대비 46% 상승했고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실적도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기대 커지는 플렉시블 OLED
2017년 1분기에 삼성디스플레이는 7세대 LCD 라인을 OLED 라인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7세대 이상 글로벌 LCD 공급면적은 4.5% 감소할 전망이다. 2017년 2분기까지 LCD 패널 가격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2017년 하반기 금리 인상 등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으로 IT 수요가 기대치를 밑돌 가능성이 있다. 중국 BOE의 네 번째 8세대 라인과 HKC 첫 번째 LCD 라인이 가동하면서 LCD 공급면적이 다시 4.9%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2017년 하반기 LCD 업황 전망에 대해선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올해 55인치 이상 대형 LCD TV 수요는 전년 대비 30.5% 증가했고 2017년에도 10.8% 증가한 4324만대로 전망한다. 2017년 하반기 55인치 이상 대형 LCD TV 수요 증가로 LCD 패널 가격이 과거와 같은 가격 급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2016년 상반기 스마트폰 수요는 전년 대비 1.2% 감소한 6억7400만대를 기록했다. 2008년부터 스마트폰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 사이클이 꺾였다. 스마트폰 제품 간 차별화 포인트도 희석되고 있다. 스마트폰 업체들은 수요 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LCD 대신 플렉시블 OLED를 탑재하려고 한다.
2017년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플래그십 스마트폰 모델에 폴더블 OLED를 탑재할 가능성이 높다. 또 중저가 스마트폰에서도 플렉시블 OLED 탑재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2017년 하반기 애플도 플렉시블 OLED 아이폰을 처음 출시할 예정이다. 화웨이와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도 OLED 스마트폰 판매를 확대할 예정이다. 2017년 OLED 스마트폰 패널 수요는 올해보다 34.4% 증가한 5억2000만대로 예상한다.
2015년부터 태블릿 PC 수요가 감소하기 시작했고 올해는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했다. 가장 큰 이유는 대형 사이즈 스마트폰 등장으로 태블릿PC 필요성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대신에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를 탑재한 노트북 수요가 30% 이상 증가하고 있다. 특히 HP와 델, 레노버 등 글로벌 PC 업체들은 노트북에 OLED 탑재를 시작했다. OLED 노트북은 기존 LCD 노트북에 비해 기술력뿐 아니라 디자인이 탁월하기 때문에 고가에도 판매가 양호할 전망이다.
2017년부터 벤츠, BMW, 아우디 등 글로벌 명품 자동차 업체들은 운전자석 디스플레이와 내비게이션에 OLED 탑재를 시작할 예정이다. 자동차용 OLED는 스마트폰과 PC용 OLED 대비 높은 신뢰도, 내구성, 수명을 요구하기 때문에 가격과 마진이 높다. 자동차용 OLED는 차세대 먹거리가 될 전망이다.
◆OLED TV 시장 ‘개화’ 기대
폭발적인 플렉시블 OLED 수요 증가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공격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LCD 사업에 대한 보조금을 대폭 축소하지만 OLED 사업 보조금은 확충할 계획이다. BOE, CSOT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로부터 대규모 플렉시블 OLED 장비 발주가 예상돼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수혜가 기대된다.
2009년 40인치 LED TV 소비자 가격은 3000달러 초반이었다. TV 교체 주기가 통상적으로 8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2017년 OLED TV에 기회요인이다. 2017년 하반기 65인치 UHD(초고화질) OLED TV 소비자 가격은 2000달러 초반까지 하락하면서 OLED TV 대중화가 확산될 전망이다. 2017년 OLED TV 수요는 68.7% 증가한 140만대로 예상한다.
OLED 조명 시장도 서서히 개화할 전망이다. OLED는 LED 조명과 달리 면광원이기 때문에 조감이 훨씬 좋고 다양한 디자인이 가능하다. GE, 오스람, 필립스 등 글로벌 조명회사들은 최고급 OLED 조명을 출시할 예정이다. OLED 조명은 기존 LCD 라인을 활용할 수 있어 경쟁력이 떨어지는 6세대 이하 LCD 라인을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핵심 OLED 인력에 대한 인센티브와 처우 개선이 절실하다. 만약 OLED 핵심 인재들이 중국 업체로 넘어간다면 한국 디스플레이산업의 미래는 어둡다. 중국 디스플레이 인해전술은 무섭다. 한국 정부와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일치단결해 한국 디스플레이 미래를 지켜야 한다.
소현철 <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johnsoh@shinha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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