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우 <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jongwoo.yoo@truefriend.com >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열 문제로 올 3분기와 4분기 스마트폰 실적에 우려가 있지만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황 개선과 삼성전자의 앞선 기술력으로 스마트폰 사업을 제외한 다른 사업부문의 실적은 당초 예상을 웃돌고 있다.
삼성전자는 7일 잠정치로 발표했던 3분기 영업이익 7조8000억원을 단종 결정이 나온 직후인 12일 5조2000억원으로 수정했다. 다만 이같은 실적쇼크는 3분기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정보기술(IT)부품 및 제품에 대한 전반적인 수요 회복과 D램, 낸드(NAND),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의 제품에서 경쟁사와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이 뒷받침하고 있어서다.
OLED패널, 압도적 경쟁력
삼성전자가 경쟁사와 차별화된 기술력을 보이고 있는 영역이 대표적으로 3D낸드와 중소형 OLED패널 사업이다. 이 두 사업의 공통점은 삼성전자가 경쟁사보다 몇 년 빨리 기술개발을 시작해 제품화에 성공했고 시장이 성장하면서 수혜를 독점하고 있다는 점이다.
3D낸드는 삼성전자가 올해 초부터 높은 수익을 내고 있는 반면 도시바를 비롯한 경쟁사들이 아직 본격적인 양산을 하지 못하고 있다. 중소형 OLED패널도 주요 스마트폰 고객사가 플렉시블 OLED패널을 채택하기로 하면서 다른 스마트폰업체들로 채택이 확산되고 있지만 공급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당분간 독점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가 84.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연결대상 자회사다. 주요 사업은 대형 LCD패널과 스마트폰용으로 사용되는 중소형 OLED패널 사업이다. 두 사업의 매출 비중은 지난 2분기 기준 각각 40%, 60%로 산업 평균 대비 훨씬 높은 중소형 패널사업 매출 비중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삼성디스플레이가 다른 패널업체와 달리 중소형 디스플레이 사업 비중이 높은 이유는 OLED패널사업 때문이다. 2009년 삼성SDI로부터 사업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중소형 OLED패널사업은 2013년 상반기까지 급성장했다.
하지만 2013년 하반기 당시만 해도 독점적 구매자였던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성장이 둔화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패널 사업도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중국 스마트폰업체를 상대로 한 적극적인 마케팅과 원가절감을 통한 제품가격 하락을 통해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 2015년 하반기부터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왔다. 최근 들어 애플 아이폰이 플렉시블 OLED를 채택한다는 소식에 다른 스마트폰업체들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실적이 가파르게 개선되고 있다.
“플렉시블OLED 시장 장악할 가능성 높아”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패널 시장점유율은 97%로 사실상 독점이다. 대부분 경쟁업체의 LTPS LCD패널로 중소형 시장의 패널수요에 대응해 왔기 때문에 OLED패널의 양산 기술과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없는 상황이다.
애플이 2017년에 출시할 아이폰에 플렉시블 OLED패널을 채택하면 실질적으로 삼성디스플레이가 유일한 공급업체가 될 수밖에 없다고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BOE를 중심으로 많은 중국 패널업체와 국내, 일본의 경쟁업체들이 플렉시블 OLED패널의 기술개발과 제품양산에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지만 향후 짧게는 1~2년, 길게는 2~3년간 삼성디스플레이의 독점적 지위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이런 차별화된 기술력은 향후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에도 차별화된 제품개발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1~2년 내 양산을 예상하는 폴더블 기기의 등장도 플렉시블 OLED패널 기술에 기반한다고 할 수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 기기가 상용화될 경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이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연간 5% 수준으로 반도체나 IM부문 대비 크게 낮다. 하지만 플렉시블 OLED패널 사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2017년에는 11%로 높아지고 이후 폴더블 기기 출시가 될 경우 삼성디스플레이의 직간접적 이익 기여도는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유종우 <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jongwoo.yoo@truefriend.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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