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은이 기자 ] 소비 회복 기대가 높아지면서 그동안 소외된 내수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조조정을 통해 ‘턴어라운드’를 시도 중인 유통·의류주를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코스피 유통업지수는 7.9% 올랐다. 유통업지수는 상반기에만 10% 넘게 떨어졌지만 최근 들어 반등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하락세였던 코스피 섬유·의복업종지수도 같은 기간 8.3% 뛰었다. 이 기간 코스피 음식료품업종지수 역시 6.1% 상승했다. 내수 침체 여파로 올 들어 힘을 쓰지 못하던 주요 내수주가 다시 꿈틀거리는 모양새다.
올해 국내 증시를 이끈 정보기술(IT)업종에서 차익을 실현한 투자자들이 가격이 떨어진 내수주를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상반기 기관투자가들이 IT 등 수출 관련주를 매수하기 위해 갖고 있던 내수주를 팔면서 내수주 주가는 많이 내려간 상태다. 하지만 최근 소비경기가 바닥을 치고 내년부터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은 내수경기가 개선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백화점 3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며 “오랜만에 순수 내수업종을 투자 관점으로 접근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 추세가 내수주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내년엔 경상수지 흑자폭 증가 영향으로 원화 강세로 갈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전망도 있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미국 대선을 앞두고 클린턴, 트럼프 두 후보가 달러 약세를 유도하는 공약을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며 “원화 강세 국면에선 내수주에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저성장·고령화 등 구조적인 내수 침체 요인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만큼 내수 업체 중에서도 구조조정과 체질 개선에 성공한 곳 위주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박소연 연구원은 “해외 적자 점포를 폐점하면서 영업적자 폭을 축소하고 있는 롯데쇼핑과 브랜드 구조조정에 성공한 신세계인터내셔날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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