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페달 밟자 우사인 볼트처럼 쌩~
[ 안혜원 기자 ] 지난달 제주도에서 BMW i3(사진)를 시승했다. i3는 BMW가 2014년 국내 출시한 첫 양산 전기차다. 일반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는 보급형 전기차 중 가장 주행성능이 뛰어난 차로 꼽힌다. 다만 1회 충전 주행거리는 132㎞로 다소 아쉽다. 주행거리가 300㎞로 늘어난 2세대 i3는 지난달 프랑스 파리모터쇼에서 공개됐다. 국내에는 내년 신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다.
i3는 외관부터 평범하지 않았다. 물결이 흐르는 듯한 측면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다. 운전석과 뒷좌석을 구분하는 기둥(B필러)이 없는 것도 특징이다. 문을 여는 방식도 독특했다. 차량의 앞문과 뒷문은 열리는 방향이 서로 반대다. 뒷문은 앞문을 열어야만 열 수 있다.
차에 올라타자 세련된 실내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왔다. 나무 무늬를 그대로 살린 원목과 천연가죽, 양모 등이 적용돼 편안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차량 내부에 적용된 소재 대부분은 재생 가능하다. 운전석에는 계기판 대신 5.5인치 직사각형 모양의 디지털 디스플레이가 장착됐다.
회생 제동 기능을 적절히 활용하면 운전 중에도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곧바로 제동 기능이 작동하면서 배터리가 충전된다. 실제로 운전하는 동안 계기판에 표시된 주행 가능 거리가 계속 바뀌었다. i3는 완속 충전으로 100% 충전하는 데 3시간이 소요된다. 급속 충전은 80% 충전까지 30분 정도 걸린다. 시동을 켜자 전기차답게 소리 없이 차가 움직였다. 가속페달를 밟자 모터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모터는 170마력, 최대토크 25.5㎏·m의 성능을 낸다.
가속페달을 강하게 밟는 순간 좌석이 뒤로 젖혀지는 기분이 들면서 차량이 순식간에 치고 나갔다. 전기차는 출발 직후부터 최대 토크를 발휘해 초반 가속력이 우수하다. 이 차의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7.2초다. 가격은 5760만~6360만원이다. 제주도에서는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2100만원을 받으면 3660만~4260만원에 살 수 있다. 서울에선 185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제주=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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