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잇단 증설 효과…소재업체 이녹스 유망
LCD 패널 제조 NF3생산…SK머티리얼즈도 관심
[ 김진성 기자 ]
지난주 주요 정보기술(IT) 관련주는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 여파로 일제히 출렁였다. 주요 IT부품주가 충격파에 휩쓸리며 급락한 탓에 코스피 전기전자업종지수와 코스닥 IT부품업종지수, 반도체업종지수도 덩달아 크게 떨어졌다. 시장 관심은 갑작스러운 악재 충격을 딛고 재도약할 종목을 골라내는 쪽으로 쏠리고 있다.
LG이노텍 등 반사이익 기대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사태는 한국 IT업계에는 악재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타격을 덜 입거나 반사이익을 노려볼 만한 종목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우선 부각되는 것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경쟁 중인 애플과 LG전자에 주로 부품을 공급하는 종목들이다. 삼성전자가 차기 제품인 ‘갤럭시S8(가칭)’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3월까지 신제품 없이 버텨야 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경쟁사들의 입지가 넓어질 것이 ?전망이다.
LG이노텍은 애플과 LG전자에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을 납품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사태의 충격이 덜할 것으로 점쳐진다. LG이노텍은 애플이 최근 선보인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에 렌즈가 두 개인 카메라모듈을 공급한다.
디스플레이 패널을 얇게 깎아 특수코팅하는 아바텍도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 제품 대부분은 LG디스플레이를 거쳐 애플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들어간다. 매출의 90% 이상이 애플로부터 나오고 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크기가 비슷한 ‘아이폰7플러스’가 가장 큰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LG이노텍과 아바텍도 수혜를 볼 전망”이라고 말했다.
3D 낸드·OLED 관련주 ‘주목’
반도체 소재·장비주를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의 실적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메모리반도체 투자에 더욱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시장에선 투자가 한창인 3D 낸드플래시가 그 대상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15조원을 들여 경기 평택공장에 3D 낸드플래시를 포함한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후발주자로 이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주요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일제히 증설 투자에 나선 OLED 분야도 마찬가지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플렉시블 OLED 등 차세대 제품 개발 및 생산을 위한 투자에 뛰어든 상태다. BOE, CSOT 등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도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OLED 생산설비를 늘리고 있다. 3D 낸드플래시와 OLED 관련 사업을 동시에 진행 중인 업체가 향후 이 시장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수혜를 받을 전망이다.
소재업체 중에선 이녹스가 유망종목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스마트폰용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소재를 주로 생산해왔다. 하지만 2013년 이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둔화로 실적이 악화되자 사업 재편에 나서 반도체 패키지용 소재 비중을 늘리고 OLED 소재 사업에 뛰어들었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인 최승욱 파트너는 “올해 들어 반도체 및 OLED 소재 사업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어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에 따른 충격을 충분히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용 특수가스 제조업체인 SK머티리얼즈도 주목받는 업체다. 이 회사는 반도체와 LCD 패널 제조에 쓰이는 삼불화질소(NF3) 모노실란(SiH4) 등을 생산한다. NF3는 글로벌 시장점유율(40%) 1위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4분기 반도체 업체들의 3D 낸드플래시 생산이 본격화되고 내년에는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플렉시블OLED 생산설비가 가동되기 때문에 NF3 수요가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장비주 중에선 다양한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AP시스템, 원익IPS, 테스, HB테크놀러지 등이 앞으로 성장 기회를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민규 파트너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라인에 필수적인 특수 유틸리티 설비 프로젝트를 시공하고 엔지니어링 서비스사업을 하는 한양이엔지 등의 종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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