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출자전환 놓고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또 '충돌'

입력 2016-10-16 17:44  

완전자본잠식 대우조선 연내 1조 추가 필요

산업은행 "최대 채권은행 책임 다해야" 압박
수출입은행 "출자전환 법적 근거 없다" 반박



[ 김일규 기자 ] 대우조선해양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최대 채권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이 대우조선 대출을 자본으로 바꿔주는 출자전환 방안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정부와 산은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대우조선의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대출금 출자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산은은 이와 관련, “수은이 최대 채권은행으로서 출자전환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수은은 “출자전환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정부가 산은과 수은을 통해 대우조선에 4조200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할 때도 양측은 분담비율을 놓고 맞섰다.


지난 14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수은 국정감사에서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은 ‘수은이 대우조선에 출자전환할 경우 위법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김앤장법률사무소 법률자문서를 공개했다. 김 의원은 “수은이 김앤장에 의뢰해 받은 자문서”라며 “이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나 채권단 자율협약을 芽酉?구조조정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수은이 출자전환에 나설 법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산은은 앞서 금융위원회와 함께 수은 측에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대우조선 대출채권 중 1조원 이상을 출자전환할 것을 요청했다. 산은은 연내 대우조선에 최대 1조6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할 계획이다. 산은이 실시한 유상증자 4000억원과 수은의 출자전환 1조원까지 더하면 자본확충 규모는 3조원에 달한다.

수은은 김앤장에 법률자문까지 의뢰할 만큼 출자전환을 꺼리는 분위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우조선이 파산하면 수은이 출자전환으로 확보한 주식은 대출채권보다 후순위로 밀린다”고 말했다. 지난달 정부 예산으로 1조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받은 수은으로선 미래가 불확실한 부실기업 지원에 혈세를 투입한다는 거센 비판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수은은 대우조선 최대주주인 산은이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산은은 대우조선 지분 49.7%를 갖고 있다. 수은은 “산은이 최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으로서 16년 동안 대우조선을 관리했다”며 “수은의 대우조선 여신 가운데 7조원은 선수금환급보증(RG)인 만큼 건조 중인 선박 등이 인도되면 줄어든다”고 말했다.

산은은 수은이 최대 채권은행으로서 책임을 분담하지 않으면 대우조선 재무개선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우조선의 금융권 여신액 약 20조원 가운데 절반에 달하는 9조원가량이 수은 여신으로 채권비율만큼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산은의 대우조선 여신은 4조원 규모다. 산은 관계자는 “대우조선이 이대로 무너지면 수은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국책은행은 지난해 10월에도 대우조선 4조2000억원 지원 부담을 놓고 충돌했다. 산은은 채권비율대로 수은이 더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수은은 최대주주 책임론으로 맞섰다. 금융위의 조율에 따라 산은 2조6000억원, 수은 1조6000억원으로 결정됐지만 산은은 이후에도 강하게 불만을 제기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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