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창재/이지훈 기자 ] ▶마켓인사이트 10월17일 오후 4시41분
한화생명이 세계 최대 개인 간(P2P) 대출업체인 미국 렌딩클럽 지분 약 4%를 최근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자산운용 범위를 P2P 대출채권으로 넓히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빅데이터에 기반한 핀테크(금융+기술)를 미래 성장 사업으로 키우기 위한 포석이란 풀이가 나온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부정 대출 스캔들에 따른 최고경영자(CEO) 사임으로 렌딩클럽 주가가 급락한 지난 6월부터 장내에서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해 약 4.1%를 확보했다. 지분 매입에 들어간 비용은 750억원가량이다. 렌딩클럽은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회사다. 한화생명은 렌딩클럽과 전략적 제휴 협약도 맺었다.
P2P 대출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개인 간의 직접적인 금융거래 서비스로, 불특정 다수에게서 투자금을 모아 원하는 사람에게 합리적인 이자율로 돈을 빌려준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 핀테크(금융+기술) 붐을 타고 시장이 급속히 커지고 있다.
2006년 설립된 렌딩클럽은 핀테크 분야의 상징적인 기업이다. 대출 자산 기준으로 세계 최대 P2P 업체다. 6월 말 기준 누적 대출액이 206억달러(약 23조원)에 달한다. 2014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직후 시가총액이 10조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현재 시가총액은 20억8900만달러다.
한화생명이 렌딩클럽 지분을 사들인 첫 번째 이유는 P2P 대출 채권을 새로운 대체투자 자산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다. P2P 대출이 개인 간 거래로 제한된 한국과 달리 미국은 연기금·보험사 등 기관투자가가 P2P 대출 채권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에 P2P 대출을 부르는 명칭도 ‘시장(마켓플레이스) 대출’로 바뀌는 추세다.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가 최근 온라인 대출 플랫폼인 ‘마커스’를 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화생명은 자회사인 한화자산운용과 함께 올해 안에 렌딩클럽 대출채권에 일부 금액을 실험적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실험이 성공했다고 판단할 경우 대출채권에 대한 투자 금액을 크게 늘린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렌딩클럽 P2P 대출채권은 자산유동화증권(ABS)으로 유동화해 신용평가기관의 평가를 받을 경우 AAA가 나올 만큼 신용도가 높다”며 “수익률이 연 4~5%에 달해 위험 대비 수익률이 높은 투자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7월 말 현재 한화생명은 81조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장기적으로 이번 지분 인수를 빅데이터 및 핀테크를 미래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포석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생명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대출채권에 투자하고 있다. 81조원의 楮育迷?중 17조5000억원을 대출채권에 투자했다. 지난 2월에는 렌딩클럽 공동창업자 소울 타이트가 중국에 세운 P2P업체 다이룽과 제휴해 싱가포르에 합작 법인도 세웠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환경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기존 보험업으로는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유창재/이지훈 기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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