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의 실리콘밸리로
3D 프린터·레이저 커터 등 "세상의 모든 부품 구할 수 있어"
외국인 창업자들 몰려들어…미국서 e메일로 설계 보내 제작도
아이디어만 팔았던 개인 창업자, 이젠 제품으로 대기업에 도전
[ 임근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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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선전(深)은 이런 변화의 최전선에 있다. 3D 프린터 등 고가 장비를 갖춘 메이커 스페이스(제조공방), 시제품 제작소, 창업 액셀러레이터(창업 지원기업)가 밀집해 있다. 어떤 부품이든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화창베이(華强北) 전자상가도 있다. 지난달 28일 선전에서 만난 창업가들은 “웬만한 시제품은 선전에선 2주면 만들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과거 하청받은 물건을 생산하던 ‘세계의 공장’에서 창업가들이 혁신적인 하드웨어 제품을 만드는 ‘하드웨어의 실리콘밸리’로 거듭나고 있다.
세계 1위 드론업체 DJI와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업체 비야디(BYD)가 선전에 본사를 두고 있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홍콩과학기술대 학생이던 왕타오 씨가 기숙사에서 창업한 DJI는 2006년 선전으로 본사를 옮겼다. 이후 세계 민간 드론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업체로 성장했다. DJI는 “선전에 자리잡은 덕에 세계 최대 부품 공급망을 이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선전에 있는 창업 액셀러레이터 핵스(HAX)에도 3D 프린터, 레이저 커터, CNC머신(컴퓨터 제어선반) 등 고가 전문 장비가 즐비하다. 핵스는 6개월에 한 번씩 15개 스타트업 팀을 뽑아 111일 안에 시제품을 완성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자율주행 플라스틱통에 담아 물건을 배달하는 ‘디스패치’, 올바른 자세를 유도하는 스마트 방석 ‘다마’ 등이 이곳에서 탄생한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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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기업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발간된 선전 통계연보에 따르면 선전에 등록된 기업 수는 2011년 41만7531개에서 2014년 84만3977개로 3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35세 이하 창업가 비율이 약 60%에 이른다. 상당수가 하드웨어 스타트업 창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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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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