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달러 강세가 글로벌 자금 흐름에 주는 의미

입력 2016-10-2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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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10월들어 가파른 달러 강세 현상이 지속되면서 달러화 지수가 7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화 강세 전환의 배경으로는 12월 금리인상 가능성 부각과 MMF 규제에 따른 단기 리보금리 급등을 우선적으로 들 수 있다. 하드 브렉시트 우려에 따른 파운드 급락에 이은 유로화 약세도 달러화 강세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중이다. 지난 20일 개최된 ECB 통화정책회의 결과 일부 우려와는 달리 내년 3월말 종료 예정인 양적완화 정책이 연장될 수 있음이 확인되면서 유로화 가치가 7개월래 최저치 하락한 점도 달러 강세 압력 확대로 이어졌다.

이 밖에도 달러 강세의 또 다른 배경으로 물가압력 확대와 이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내 자금 순환을 들 수 있다. 우선 9월 중국 생산자물가가 55개월만에 플러스 전환한 데 이어 미국 9월 소비자물가도 전년동월 1.5%까지 상승하였다. 이처럼 글로벌 경제내 물가압력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물론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지만 물가압력은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7년 초중반에는 유가 기저효과 등으로 물가압력이 큰 폭으로 확대될 여지가 있다는 판단이다.

이러한 물가압력 확대, 소위 인플레이션 기대감 확대는 글로벌 금리의 상승으로 이어질 공산이 높다. 이미 미국은 물론 유로존 국가 및 일본 국채금리가 반등하기 시작했고 일부 이머징 국채금리 역시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자금이 이머징 채권시장에서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12월 미국 금리인상과 이에 편승한 달러화 강세 현상이 연초와 같은 금융시장 불안, 특히 이머징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무엇보다 이머징 펀더멘털이 지난해말, 연초에 비해서는 개선되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연말, 연초에는 중국 경기가 급격한 하강 사이클이었지만 현재는 하방경직성이 강화된체 횡보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부채리스크와 관련하여 여전히 잠재적 위험은 높지만 구조조정, 부실기업 퇴출 및 부실채권 관리 등을 통해 어느정도 부채 리스크를 관리중이다. 여타 이머징 경제 역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입어 연초에 비해서는 경기 펀더멘털이 상대적으로 개선된 상황이다. 따라서 12월 미국 금리인상시에도 지난해와 같은 이머징 경기 불안이 재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목해야 할 것은 글로벌 자금의 이동이다. 당사가 하반기들면서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의 미니 로테이션 현상이 나타날 여지를 언급한 바 있지만 이러한 자금 흐름이 당분간 본격화될 여지가 있다.

글로벌 경기의 완만한 회복, 미국 금리인상 그리고 인플레이션 기대감 확대는 글로벌 자금이 채권 등 안전자산에서 주식, 원자재 등 위험자산으로 이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특히 앞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17년 초중반까지 인플레이션 압력이 추가로 높아질 수 있음은 ㅁ?등 안전자산의 투자 매력을 약화시킬 것이다. 이 밖에도 금리상승과 달러화 강세로 인해 일부 달러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미국외 금융시장에서 이탈, 특히 이머징 채권시장에서 이탈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달러화 강세 현상으로 연초와 같은 이머징 금융시장 불안이 재연될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다만, 글로벌 자금의 이동, 즉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이동 현상이 본격화될 수 있음은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shpark@hi-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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