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훈련, 4차 산업혁명 맞춰 대수술

입력 2016-10-25 18:07  

로봇·빅데이터·사물인터넷 전문가 국가가 키운다


[ 백승현 기자 ] 정부가 연간 2조1000억원이 투입되는 국가 직업능력개발훈련(직업훈련) 체계를 대폭 개편한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 로봇,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신기술의 국가기술자격을 신설하고 정부의 훈련물량(인원·과정) 사전 통제와 수강료 제한을 없애기로 했다.

▶본지 8월11일자 A29면 참조

정부는 25일 고용정책심의회를 열어 이런 내용의 ‘직업훈련제도 개편안’을 심의·의결했다.

개편안의 핵심은 저임금 기능인력 양성과 실업자 구제 중심의 ‘복지형’ ‘백화점식’ 직업훈련을 ‘시장형’ ‘현장맞춤형’으로 바꾸는 것이다. 1967년 직업훈련법 제정 이후 49년 만의 변화다.


정부는 국가기간산업과 전략산업에 대한 14개 직종훈련을 전면 개편해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핀테크(금융+기술), 스마트팜 등 신기술 관련 훈련 과정을 개설하기로 했다. 내년에 190억원을 투입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핵심인력 양성 獰汰?추진할 계획이다. 고용노동부 산하 국책대학인 한국폴리텍대가 신기술 훈련과정 개발·보급의 전초기지 역할을 맡는다. 한국폴리텍대는 지난 3월 경기 성남시 분당에 융합기술교육원을 열고 임베디드시스템, 데이터융합 소프트웨어, 의료·바이오 등 3개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로봇, 바이오 생명공학, 신에너지 등의 국가기술자격도 신설한다. IoT, 자율주행, 로봇 관련 국가직무능력표준(NCS)도 개발·보급하기로 했다.

정부 주도의 훈련지원 시스템도 바뀐다. 1995년 이후 20년 넘게 유지해 온 사전 훈련물량 통제 방식을 폐지해 시장 수요만 있으면 훈련과정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직업훈련 수강료가 정부 지원액 수준을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제해 온 ‘수강료 상한제’도 없어진다. 고급과정을 개설하는 훈련기관은 교육 수준에 따라 적정 수강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훈련기관별 취업률과 취업자의 임금 수준 등도 공개한다. 정부는 취업한 훈련수료생의 임금 수준, 취업 사업장 규모, 고용유지율, 훈련 교사 실적 등을 직업능력개발정보망(HRD-NET)에 상세히 공개해 수강생들이 훈련과정을 비교·선택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취업률에 따라 훈련생들의 수강료 자기부담금도 달라진다. 취업률 70% 이상 훈련 직종은 ‘우수 직종’으로 분류해 훈련생 개인 부담액(최소 5%)을 낮추기로 했다.

훈련 성과가 저조한 훈련기관은 정부지원 훈련에서 배제해 퇴출시키기로 했다. 성과가 우수한 기관은 인증 유효기간을 최대 3년에서 최대 5년까지 확대해 장기 투자가 가능하도록 했다. 권기섭 고용부 직업능력정책국장은 “그동안 고급훈련 수요가 있는데도 수강료 상한제로 훈련 품질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훈련기관별 취업률과 임금 수준 등이 공개되면 직업훈련 시장은 고성과 훈련과정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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