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원그룹, 화장품 원료 사업 본격 나선다

입력 2016-10-25 19:44  

천연성분 자외선 차단제 원료 '나노산화아연' 국산화

'내추럴징크' 개발
피부 들뜨는 단점 개선…한국콜마 등에 공급 시작
외국산보다 가격 최고 40% 싸

김해련 회장의 새 도전
"화장품이 신성장 동력…2020년 매출 1조클럽 가입"



[ 안재광 기자 ]
송원그룹이 화장품 원료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독일 일본 등에서 전량 수입해 쓰고 있는 자외선(UV) 차단제 원료 ‘나노산화아연’ 양산에 성공해서다. 김해련 송원그룹 회장은 “한국 화장품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부 자극 적어 활용도 높아”

김 회장은 25일 서울 등촌동 송원그룹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작년 말 계열사로 편입한 아연 소재 업체 에스비씨(SBC)와 화장품 소재 전문기업 엔에프씨(NFC)가 공동으로 나노산화아연 성분을 활용한 자외선 차단제 원료 내추럴징크를 개발했다”며 “본격적으로 화장품 자외선 차단제 원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추럴징크는 천연 미네랄인 아연을 산화한 뒤 녹여서 20~30나노미터(㎚) 크기의 미세하고 균일한 입자로 만들어 표면을 코팅한 것이다.

천연 성분인 나노산화아연은 화학 성분인 유기계 물질에 비해 피부 자극이 적다는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많이 쓰이지 않았다. 돌가루 형태여서 하얗게 뜨는 듯한 ‘백탁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화장품을 바를 때 느낌도 좋지 않았다. 가격 또한 유기계 물질보다 비쌌다. 일본과 독일 화장품 원료 업체들이 과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송원그룹은 산화아연 입자를 나노미터 크기로 아주 작으면서도 균일하게 만드는 데 주력했다. 백탁현상을 최소화하고 바를 때 매끄러운 느낌이 들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적은 원료를 쓰고도 자외선 차단 효과는 높였다. 가격은 ㎏당 3만원 안팎으로 4만~5만원 선인 해외 업체 대비 20~40% 저렴하게 책정했다. 자외선 차단제뿐 아니라 BB크림, 에어쿠션 등 메이크업 제품으로 화장품 사용 범위를 넓히기 위해서다. 국내 자외선 차단제 시장은 2018년 약 3500억원, 자외선 차단제 원료 시장은 35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송원그룹은 추산했다.

김 회장은 “자외선 차단 원료 시장에서 나노산화아연 등 무기계 원료 비중이 지금은 10% 미만이지만 친환경 화장품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에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본다”며 “한국콜마에 납품을 시작했고 다른 화장품 제조업체와도 공급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먹거리 적극 발굴”

1975년 고(故) 김영환 회장이 설립한 송원그룹은 합금철, 중질탄산칼슘 등을 생산하는 태경산업과 광산 및 석회 사업을 하는 백광소재, 액체탄산 및 드라이아이스 제조 등을 하는 태경화학,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등을 제조하는 남영전구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4163억원의 그룹 매출을 거뒀다.

2014년부터 ‘2세 경영인’인 김 회장이 이끌고 있다. 그는 회장 취임 뒤 2020년까지 그룹 매출 1조원, 신사업 매출 3000억원, 상장기업 5개, 시장 선도 제품 7개를 목표로 한 ‘새로운 성공 도약 1.3.5.7’ 비전을 세웠다. 이후 새로운 먹을거리를 적극 발굴 중이다.

작년엔 LED 조명 인테리어 브랜드 루씨엘 대리점을 카페 형태로 내는 등 B2B(기업 간 거래) 위주이던 사업 구조를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사업으로도 확장 중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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