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삼성' 이재용 시대 본격 개막…등기이사 선임 승인

입력 2016-10-2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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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임시주총서 등기이사 선임…경영 전반 주요 사안 결정 및 법적 책임도
갤노트7 단종 사태, 엘리엇, 인사 등 과제 산적…리더십 시험대 될 듯



[ 이진욱 기자 ]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 등기이사 자리에 오르면서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2008년 4월 이건희 회장 퇴진 이후 8년여 만에 처음으로 오너 일가가 사내이사로 등재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27일 오전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이재용 부회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했다.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은 현장의 주주 다수 동의를 얻어 무난히 승인됐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재용 부회장은 수년간 경영전반에 대한 수많은 경영을 쌓아왔다"며 "미래 지속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등의 경영자로서 자질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부터 등기이사로서 직무를 수행하게 되며 경영 전반에 주요 사안들을 결정하고 법적 책임도 지게 됐다. 또 앞으로 연봉도 특정 시점마다 공개해야 한다. 지금까지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COO 자격으로 연봉을 지급받았다.

이 부회장의 이사 선임으로 경영지원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이상훈 사장(CFO)은 이사직을 사임했다.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5명의 현 체제를 유지한다. 이상훈 사장이 이사직을 사임하는 이유는 이사회 구성 상 사외이사 비중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이다.

◆ 해결 과제 산적…갤노트7 사태 해결이 우선

이 부회장이 책임경영에 나서면서 당장 해결해야 할 사안은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에 따른 수습이다.

갤럭시S8, 갤노트8 등 후속모델을 내세우기 전에 갤노트7 발화의 정확한 원인 규명이 우선이다. 소비자들을 안심시킬만한 설명이 있어야 삼성 스마트폰 브랜드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인사와 조직개편은 이 부회장의 리더십을 평가할 수 있는 또 다른 잣대다. 업계에서는 갤노트7 실패에 대한 문책성 인사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원을 20% 수준 줄이고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선택한 사장 및 임원이 누구일지도 관심거리다.

일각에서는 올 연말 인사는 대대적 세대교체보다 과도기적 성격의 부분 인사혁신이 단행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큰 틀의 조직개편도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이 부회장의 성격에 기인한다.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 재임 당시 그룹의 미래 먹거리사업 발굴과 핵심 사업의 역량 강화에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인사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는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회장 입원 후 2년5개월동안 스스로 주도해 인사를 단행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배구조 개편…사회적 동의·주주 지지 확보 관건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공세에 대한 대응도 중요한 숙제다. 이는 엘리엇이 먼저 던진 '지배구조 개편'이란 화두와도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삼성그룹이 지주사체제로 전환하고 삼성전자를 인적분할한 뒤 미국 나스닥에 상장해 기업가치를 높이면서 30조원 규모의 특별배당을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오너일가의 지배력을 강화, 삼성그룹의 경영권을 안정화하는 동시에 삼성전자에 외국인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해 기업가치를 더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그룹을 지주사체제로 전환해 삼성전자의 지배력을 확보하는 지배구조개편 방안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오너일가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지배구조개편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대되고 있어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사회적 동의와 주주들의 지지를 받는 것은 이 부회장이 넘어야 할 난관이다.

◆ 미래 먹거리 발굴 시급…사업구조 재편 예상

삼성으로선 장기적으로 신사업 발굴도 시급하다. 당장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미래 먹거리를 중심으로 한 사업구조 재편 등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IT와 의학·바이오를 융합한 스마트헬스 사업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향후 의료 및 헬스케어 사업과 관련해 병원·보험사·제약회사와의 합작 등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이외에 스마트카 사업 등 미래 먹거리로 키우는 사업을 집중 육성할 수 있는 새로운 포트폴리오에도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어려운 시기에 스스로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는 점이 포인트"라며 "이번 등기이사 선임과 함께 위기 극복에 성공한다면 확실한 입지가 다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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