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태형 기자 ] 경남 김해시에 있는 수로왕릉이 자리한 곳은 금거북이 고개를 숙이고 갯벌로 들어가는 지형 중 바다를 향하는 거북이 머리 앞부분에 해당한다. 고대가요 ‘구지가’ 설화와 함께 탄생한 가야 건국 시조 김수로왕은 거북의 머리인 구지봉에서 하늘의 뜻을 받아 태어났으니, 거북이 머리에서 태어나 거북이 머리에 잠든 셈이다.
방송통신대에서 고전문학을 가르치는 손종흠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왕릉역사기행》에서 수로왕릉부터 조선 중기 광해묘 등 사연 많은 18개의 왕릉을 답사하며 차곡차곡 쟁여놓은 이야기 보따리를 하나씩 풀어놓는다. 과거 역사와 현재 왕릉 사이를 오가며 무덤 속 주인공의 삶을 당대 무덤 양식과 후일담, 설화 등과 함께 입체적으로 되살린다. 저자는 “왕릉은 신화, 전설, 민담, 건축, 미술, 복식 등이 망라된 종합 문화콘텐츠”라며 “당대인의 세계관을 고스란히 간직한 문화·예술 현장”이라고 말한다. (손종흠 지음, 앨피, 392쪽, 1만6800원)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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