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18조원어치 중국기업에 매각
[ 박진우 기자 ] 미국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중국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 열풍에 따른 진정한 승자로 떠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블랙스톤이 지난 3년간 중국 기업에 매각한 호텔, 사무용 빌딩 등 부동산 가치가 최소 160억달러(약 18조3000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지난 24일 블랙스톤은 9년 전 매입 가격의 세 배에 이르는 65억달러를 받고 미국 힐튼호텔 지분 25%를 중국 4위 항공사 하이난항공(HNA)의 모회사 HNA그룹에 팔기로 합의했다. 올해 3월엔 매입한 지 1년이 안 된 미국 스트래티직 호텔앤드리조트 지분을 안방보험에 55억달러를 받고 넘기면서 5억달러의 차액을 벌어들였다.
2014년엔 미국 월도프 아스토리아호텔 지분을 안방보험에 매각하고, 영국 최대 오피스텔 단지인 치스위크파크 지분도 2013년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에 팔아 이익을 남겼다.
중국 기업은 계속되는 위안화 약세에 따른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서둘러 해외 자산을 사들이고 있다. 제조기업보다 관리가 쉽고 중국인 해외 관광객도 끌어들일 수 있는 호텔이나 상업용 부동산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블랙스톤이 보유한 유명 호텔·부동산에 중국 기업의 관심이 쏠린 배경이다. 올 들어 중국 기업은 해외 부동산 매입에만 250억달러(약 28조4500억원)를 투입했다고 WSJ는 전했다.
일각에서는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회장이 다른 투자회사와 달리 직접 중국 정부·기업과의 관계를 챙겨온 게 주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버드대 경영전문대학원(MBA) 출신인 슈워츠먼 회장이 같은 대학에서 방문학자로 일한 우샤오후이 안방보험 회장과의 인맥을 활용했다는 관측이다. 그는 지난 9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모교인 칭화대에 리더십 교육 위주의 석사 프로그램을 개설했으며, 2013년 사재 1억달러를 털어 장학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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