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5~10회 관람 올 1만명
충성고객 대상 티켓 할인에 배우와의 대화·미니 콘서트도
[ 고재연 기자 ]
혼자 공연을 보러 오는 ‘1인 관객’이 증가하면서 마니아 기질을 가진 이들을 잡기 위한 공연기획사들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다. 공연업계에 따르면 1인 관객이 전체의 30%를 훌쩍 뛰어넘었다. 같은 공연을 여러 번 보는 ‘회전문 관객’의 대부분을 1인 관객이 차지하고 있다.
회전문 관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분야는 뮤지컬이다. 국내 최대 공연 예매사이트인 인터파크에 따르면 지난 1~9월 한 작품을 5~10회 관람한 관객은 1만51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6% 늘었다. 10회 넘게 본 관객도 2151명으로 8.41% 증가했다. 창작 뮤지컬 ‘라흐마니노프’와 ‘빈센트 반 고흐’ 등을 제작한 HJ컬쳐 관계자는 “마니아층이 두터운 공연은 예매자의 70%가량이 1인 관객”이라며 “빈센트 반 고흐는 33회 공연을 모두 관람한 사람도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클래식 공연에도 1인 관객이 늘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이끄는 실내악단 ‘앙상블 디토’의 지난 6월 공연에는 1인 관객이 대거 몰렸다. 공연기획사 크레디아 관계자는 “앙상블 디토가 참여하는 디토페스티벌 공연을 전부 따라다니기 위해 공연 관람권을 패키지로 산 팬이 많았다”며 “이 중 83%가 1인 관객”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사들은 회전문 관객에게 다양한 혜택을 준다. 관람 횟수에 따라 관람료를 할인해 주고, 이들을 대상으로 한 콘서트와 관객과의 대화도 연다. 배우들의 사인 및 포토북, 음반도 증정한다. 뮤지컬 ‘위키드’를 제작한 설앤컴퍼니는 작품을 2회 이상 유료 관람한 관객만 가입할 수 있는 비공개 인터넷 카페인 오지안을 개설했다. 오지안 회원에게 위키드 관람권 선예매 및 할인 혜택을 준다. 2012년 초연 때 개설한 오지안 회원은 1200여명에 달한다. 지난 5~6월 대구 공연, 7~8월 서울 공연은 많게는 55회나 본 사람도 있었다.
지난해 뮤지컬 ‘원스’를 올린 신시컴퍼니는 4회 이상 공연을 본 관객을 대상으로 미니콘서트를 열었다. 악기 연주와 노래, 춤까지 배우 스스로 해내야 하는 작품 특성에 걸맞게 원스의 배우 14명은 이날 직접 사회를 보고 노래도 하며 관객과 호흡했다. 30명만을 위한 색다른 무대였다. 신시컴퍼니 관계자는 “혼자 삶을 즐기는 ‘골드미스’ 관객이 많았다”며 “재관람을 많이 하는 1인 관객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계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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