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실체 드러날지 주목
청와대·검찰 이틀째 압수수색 마찰
[ 박한신 / 장진모 기자 ] 현 정권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60·최서원으로 개명)가 31일 오후 3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에 출석한다. 영국 런던에서 귀국한 지 하루 만이다. 최씨의 입을 통해 국정농단 등 그간 제기된 의혹의 실체가 드러날지 관심이다.
최씨를 둘러싼 의혹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청와대의 힘을 빌려 전국경제인연합회로부터 800억원에 달하는 돈을 받고 미르·K스포츠재단을 불법 설립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후 개인회사인 더블루케이·비덱코리아 등을 통해 기금을 유용하는 등 재단을 사유화한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최씨의 ‘국정농단’ 의혹도 쏟아진다.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과 청와대 외교·안보·경제·인사 관련 기밀 문건을 사전에 받아보고 국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딸 정유라 씨(20)의 이화여대 부정입학과 학사관리 특혜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최씨가 변호인(이경재 법무법인 동북아 대표변호사)을 통해 “검찰에서 있는 그대로 밝히겠다”고 했지만 관련 의혹을 그대로 인정할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6일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인정한 연설문 관련 의혹에 대해서만 “마음을 잘 아니까 심경 표현을 도와달라고 해 도왔다”고 인정했다. 최씨가 관련자들과 이미 입을 맞춘 게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의혹에 대해) 상당 부분 조사가 돼 있다”며 우려를 일축했다.
특수본은 30일 미르·K스포츠재단의 기금 모금 과정 수사에도 본격 들어갔다. 이날 오후 소진세 롯데그룹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과 이석환 대외협력단 CSR팀장(상무)이 참고인 신분으로 나와 조사를 받았다. 특수본은 이들을 상대로 기금 모금 과정에 청와대 인사가 관여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했다. 특수본은 롯데를 시작으로 SK와 CJ 등 돈을 댄 다른 대기업 관계자도 소환할 방침이다.
특수본은 청와대를 상대로 이틀째 압수수색도 벌였다. 하지만 청와대는 안종범 정책조정수석비서관, 정호성 부속비서관 등의 사무실에 대한 직접 조사를 거부한 채 경내 연무관 등에서 자료를 임의제출하는 형식을 고집해 검찰과 마찰을 빚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가보안시설인 청와대는 자료를 임의제출하는 게 법 규정이며 관례”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다만 ‘압수수색을 거부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검찰 제출자료를 일곱 상자 이상으로 늘렸다.
박한신/장진모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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