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금은 서민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예측할 때 가장 나중에 포기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가계 상황이 그만큼 어려워진 것으로 금융권에서는 풀이하고 있다.
31일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은행 등 6개 시중은행에 따르면 고객들의 적금 중도해지 비율은 올해 9월까지 45.2%를 기록했다.
적금 중도해지 비율은 만기가 도래해 해지한 경우를 포함한 전체 해지 건수 가운데 만기 이전에 중도해지한 건의 비중을 계산한 것이다.
이 비율은 2014년 44.5%에서 지난해 42.6%로 낮아졌으나, 올해 들어 45.2%로 높아졌다.
2014년에 6개 시중은행의 전체 적금 해지 건수는 약 769만4000건이었고, 이 중 중도해지는 342만2000건이었다.
지난해에는 해지 건수가 약 777만건, 중도해지 건수가 331만1000건이었다.
올해 9월까지는 전체 해지 건수가 약 573만8000건이었고, 이 가운데 중도 해지 건수는 259만2000건으로 비중이 높아졌다.
금융권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가계는 장기적으로 사정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측할 때에는 보험을 먼저 해약한다.
이후 펀드 납입 중단, 적금 해약 순으로 금융자산을 정리한다.
실제로 가계가 가장 먼저 포기하는 보험의 경우, 몇 년째 해약의 증가세가 뚜렷하다.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41개 생명·손해보험사가 고객에 지급한 해지환급금은 14조73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추세대로라면 보험업계의 총 해지환급금 규모는 2014년부터 3년 연속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이던 2008년(22조9000억원)을 넘는 역대 최고액을 경신할 전망이다.
보험업계의 총 해지환급금 규모는 2014년 26조2000억원 수준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28조3000억원대까지 치솟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어 보험 해지 추세가 적금으로 옮겨갔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적금 해지 비율이 늘어난 것은 그만큼 가계의 상황이 어려워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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