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제2의 라인 키울것"
[ 이호기 기자 ]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이 네이버의 동영상 채팅 앱(응용프로그램) ‘스노우’ 인수를 추진했으나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은 스노우의 원조 격인 스냅챗에 대해서도 2014년 인수 의사를 밝혔으나 에반 스피겔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스노우는 ‘아시아의 스냅챗’이라고 불리며 최근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서 가입자 8000만명을 확보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인 테크크런치는 31일 소식통을 인용해 페이스북이 올여름 스노우를 인수하려고 시도했지만 모회사인 네이버 측이 거부해 무산됐다고 보도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CEO는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의 전화 통화에서 “스노우를 인수하고 싶다”고 제안했으나 이 의장은 “스노우가 ‘제2의 라인’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며 거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 외에도 중국 텐센트 알리바바 등 IT 기업들이 스노우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 관계자는 “스노우가 여러 회사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특정 기업의 이름을 거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관계자도 이와 관련해 “노 코멘트”라고 답했다.
스노우는 10초 안팎의 짧은 동영상이나 사진을 촬영, 편집해 사용자끼리 공유하면서 대화할 수 있도록 한 채팅 앱이다. 200여개 동물 가면과 36개 필터로 사진 영상 등을 개성있게 꾸밀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네이버는 스노우가 인기를 끌자 지난 7월 자회사인 캠프모바일에서 분사시켜 독립 법인을 설립했다.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라인은 지난달 말 스노우에 500억원을 투자하고 지분 25%를 확보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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