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학부생, 소금과 물만으로 물에 안젖는 물질 만들어

입력 2016-11-01 19:13  



(박근태 IT과학부 기자)연못이나 논에 사는 연잎은 물에 젖지 않고 진흙탕에서도 잘 더러워지지 않는다. 연잎 표면이 미세한 돌기로 덮여있어 물이 스며들지 않고 물방울이 동그랗게 맺혀 그대로 미끄러진다. 이런 ‘연잎 효과’를 흔히 과학용어로 ‘초소수성’이라고 한다. 이런 특성을 이용하면 음료를 쏟아도 묻지 않는 옷감이나 비가 오면 스스로 먼지를 청소하는 외벽 자재를 만들 수 있어 과학자들은 관련 연구를 활발히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개발된 초소수성 물질을 만드는 방법은 제조공정이 복잡하고 독성이 강한 물질을 써야 하는 단점이 있다.

국내 대학에 다니는 학부 학생이 이런 한계를 극복한 방법을 알아내 최근 화제가 되고 있다. 포스텍은 기계공학과 4학년에 다니는 유재원씨(가운데)가 같은 과 김동성 교수(왼쪽)와 최동휘 연구교수(오른쪽)의 지도를 받아 소금을 이용해 물을 흡수하지 않고 튕겨내는 초소수성 표면을 간단히 제작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1일 발표했다.

기존 방식은 값비싼 장비를 이용해야 하고 독한 화학약품 처리 과정을 거쳤다. 물을 튕겨내도록 물질 표면에 연잎처럼 수 마이크로미터(㎛)와 수 나노미터(1㎚=10억분의 1m) 크기 돌기를 번갈아 만들어 울퉁불퉁한 구조를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반면 유씨가 개발한 방법은 흔히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소금과 물만을 이용한다. 그만큼 환경 친화적이고 비싼 장비나 복잡한 공정도 필요없다. 연구진은 염용해식각법이란 방법을 이용했다. 액상 실리콘과 폴리디메틸실록산(PDMS)으로 만든 표면에 소금을 뿌려 건조시킨 뒤 물에 녹이면 소금 입자가 있던 자리에 마치 돌기처럼 다양한 크기 미세 구조물이 생긴다. 김 교수는 “이런 방법을 이용하면 넓은 면적이나 입체 곡면 기판 위에도 원하는 형상의 초소수성 표면을 구현할 수 있다”고 했다.

초소수성 물질은 활용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자기 세정 작용뿐 아니라 산화 방지 능력이 뛰어나 차량 소재, 옷감, 건물 외장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쓸 수 있다. 눈이나 서리맺힘도 막을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유씨가 참여한 학교 학부생 연구참여 프로그램 중 하나로 진행됐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어플라이드 서피스 사이언스’ 최신호에도 실렸다. 유씨는 학부생 중 이례적으로 최 연구교수와 함께 논문 제1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끝)/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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